조선업의 위기로 지역경기는 까라앉고 조선근로자들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날씨는 또 때를 잊은건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거제에서 청량제 같은 반가운 기고문이 전해져 와 기쁜 마음으로 이글을 소개한다. 거제시 공무원은 물론이고 모든 공직의 구성원들에게 진정 전하고픈 시민들의 마음을 전해본다. "참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편집자>

왜 이런 공무원이 고마울까!

며칠 전 도로 관련 문제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거제시 교통행정과에 민원을 제기했다. 교통시설 담당자가 출타 중이라 동료가 대신 전화를 받았다. 이런 경우 대부분 담당자한테 다시 전화하라고 한다.

여기까지는 흔한, 보통의 거제시 공무원의 민원 상담 태도다. 이 동료는 민원 내용을 메모한 후 "담당자에게 전달하여 다음 날 전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민원을 제기해 본 내 경험으로는 담당자로부터 다시 전화가 오는 경우는 거의 드물거나 백년하청이었다. 오히려 다시 전화하여 민원 상담을 되풀이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금까지의 선입관을 깨부수는 일이 일어났다. 전화가 걸려 온 것이다. 그것도 담당자가 아닌 그 동료로부터 말이다. 예전처럼 또 실망하게 하지 않고 전화가 온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그런데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민원 내용상 다른 부서의 의견이나 답을 물어봐야 하는데 자기한테만 해당하는 민원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 민원까지 직접 물어서 알아보고 나서야 답변하였다.

두세 번 전화하는 번거로움을 사전에 덜어 주어서 민원 해결을 떠나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경험으로는 보통 자기 직무 이외의 민원은 해당 담당자에게 전화를 돌려주거나 전화번호만 알려준다.

심지어 담당자가 부재중일 때 상급자이면서도 "내가 답변할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담당자한테 전해주겠다고 했지만 끝내 담당자의 전화가 없는 사례도 있다.

그런데 이 직원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서 처리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었다.

게다가 관련 부서의 답변이 필요해서 전화 답변이 조금 늦었다고 미안함까지 표시했다. 사실 늦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민원인을 배려하는, 몸에 밴 친절함이 전화기를 타고 짜릿하게 오롯이 전해졌다.

예전에 직장 생활을 할 때 전 직원 상대로 친절한 전화 응대 서비스 교육을 담당한 적이 있다.

고객을 가장하여 직접 전화해서 불친절하거나 모범 직원을 가려내기도 했는데, 특히 전화를 받은 사람이 담당이 아니거나 담당자가 부재중일 때는 민원을 자기 일처럼 끝까지 챙겨서 처리하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이번 교통행정과 직원의 친절한 전화 상담 사례는 기업에서도 모범 답안이라서 더더욱 가슴을 울리게 했고 옛 기억도 떠올라서 흐뭇했다.

이런 경우 기업이라면 인사고과에 추가 점수를 받았으리라. 그래서 다시 인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어 해 본다.
"참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