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5월 수주 각 4척 그쳐…누적수주는 중국이 40% 차지
세계 1위를 자랑하던 한국 조선업이 지난달 4척 수주에 그치는 등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수주량에서 6위까지 밀려났다.

글로벌 조선·해운업 시장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는 "1~5월까지 국가별 수주 실적에서 1위는 63척(200만CGT·건조 난이도를 감안한 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을 수주한 중국이 차지했으며, 한국은 14척(27만CGT)으로 6위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2~4위는 크루즈선을 집중적으로 수주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일본은 15척(31만CGT)으로 한국보다 한 단계 앞선 5위였다. 중국은 전체 수주 물량의 87%가 중국 해운사가 발주한 것이다.
업체별 5월 수주량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화학제품 운반선 2척, 대선조선이 화학제품 운반선 2척 등 모두 4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3사는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5개월 동안 단 한 건의 수주도 없었다.

올해 1~5월 선박 발주가 155척에 그치며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CGT 기준 글로벌 수주량의 40.2%를 차지한 반면 한국과 일본의 점유율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조선 강국인 한·중·일이 수주부진에 허덕인 반면 독일 조선업계는 크루즈선 시장 호조에 힘입어 가장 많은 수주량을 기록했다. 독일은 지난달 크루즈선 3척을 수주한데 이어 로로선 4척, 카페리선 1척 등 총 59만CGT 규모의 선박 8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수주량에서는 중국이 글로벌 수주량의 40%를 차지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중국의 올해 1~5월 수주량은 200만CGT(63척)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7만CGT(14척), 31만CGT(15척)에 그친 한국 및 일본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올해 수주량 중 대부분이 자국 선사에서 발주한 ‘발레막스’여서 이를 제외하면 중국의 수주가뭄도 심각한 상황이다.

상해외고교조선 등 중국 4개 조선소는 지난 4월 CMES(China Merchants Shipping)을 비롯한 자국 선사로부터 총 30척에 달하는 40만DWT급 VLOC(초대형광탄선)을 수주했다.

이들 ‘발레막스’를 제외한 중국의 올해 누적수주량은 DWT 기준 64만DWT로 한국(85만DWT)과 일본(102만DWT)에 뒤처지고 있다.

이를 포함한 글로벌 누적수주량은 155척(498만CGT)으로 584척(1397만CGT)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CGT 기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화이트 리스트’ 정책으로 인해 국영 및 대형 조선사들은 자국 발주로 일감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민영 중소조선소들의 위기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중국 중소조선소들의 몰락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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