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훈 차장

세계는 지금 기후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최근 미국을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 유럽의 폭염, 아프리카 최악의 가뭄 등 세계 곳곳이 기후변화로 인한 몸살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소양강댐 수위는 댐 준공 이후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져 124년 만에 최악의 가뭄사태를 겪었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생태계의 질서를 뒤흔들며, 결과적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자식들에게 물려줄 아름다웠던 기후를 지키기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전세계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2020년 이후의 새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최종 합의문인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을 최종 채택했다.
 
이는 2020년 만료 예정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해 2020년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을 담은 국제 협약이다. 파리협정으로 195개국의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받았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며, 온도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추구하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에서도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지난 4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 고위급 서명식에 참석, 공식 서명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움직임에 동참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그 이전부터 탄소배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해 '탄소배출권거래제'라는 탄소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각 국가나 기업에 탄소배출량을 할당하고, 할당량 미만으로 탄소를 배출할 경우 그 여유분을 다른 국가나 기업에 팔아서 이익을 남기며, 그 반대로 할당량을 초과할 경우 배출권을 사들이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15년 1월 처음 도입하여,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을 결정했다. 이는 3.1억tCO2를 감축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를 환경부에서 국무조정실 소속으로 바꿔 국무조정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면 각 부처가 세부 목표를 세워 감축을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이러한 국가적 움직임에 발맞추어 전력절감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 100MWh의 전력을 아끼면, 47.05tCO2의 탄소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K-water는 광역상수도사업이 주요사업으로 생산 및 공급하는 수돗물에 사용되는 전력량은 연간 1,269,697MWh(2015년 기준)이고, 수돗물 1톤당 사용되는 평균전력사용량은 0.3336kWh 정도이다. 전력사용량의 대부분은 상수관로에 용수를 공급하는 전력으로 사용되며, 이는 취가압펌프와 같은 동력설비의 사용전력으로 효율적인 펌프운영 등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전력사용량의 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그 예를 들어보면, 에너지관리시스템 (EMS:Energy Management System)을 활용하여 펌프 최적 운전점, 막공정 최적운영방안을 도출함으로써 전력원단위(kWh/㎥)를 절감시키고, 노후 전동기를 프리미엄 효율 전동기로 교체하여 공정운영효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탄소종합관리 프로그램을 사내 전산망에 구축하여 전사적으로 전력사용량 감축을 유도하고 체계적으로 전력사용량을 관리하고 있다.

K-water 거제권관리단에서도 전력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등가압장의 여유 유입수두를 활용한 바이패스 무동력급수운영을 하였고, 연초정수장의 막여과 공압설비 운전방식 변경 및 파라미터 최적화, 막공급펌프 운영개선으로 저탄소 수돗물 공급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 결과, 거제권관리단에서는 작년 한해 피나는 노력으로 2,633MWh의 전력을 절감했다. 이는 1,238tCO2의 탄소배출을 줄여 25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이다.

생활의 편리함과 자연은 반비례라고 한다. 생활이 편리해질수록 자연은 제 역할을 잃어버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4계절 속에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우리 모두가 탄소배출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선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관심을 갖자. 사랑스러운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