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공단협의회장 ㈜신성 대표이사 이성신

우리지역에는 51개의 중,소규모 사외 조선협력업체가 있다. 제법 큰 곳은 종업원이 2천여명이나 되고 적은 곳은 수백명이다. 다 합치면 약 8천~9천명 정도는 될 것이다.

요즘 이들 업체장들은 하나같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그 동안 대형조선소에서 받아 처리하던 일감이 절반 이하로 줄어 든데다 수년 전부터 단가인하로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최근에 또 단가인하 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체장들은 모자라는 운영경비를 조달하기 위하여 은행을 찾아가 보지만 어느은행을 가던 환영하는 곳이 없다. 혹시나 싶어 제2금융권에도 가 보지만 입장은 마찬가지다.

사외 협력업체 현장 모습

이 같은 상황에서 업체장들은 자기업체가 언제 파산될지 모른다 는 절박함에 휩쌓여 있다. 그동안 피땀으로 일구어온 부지와 공장과 생산시설들이 잘못되면 모두 다 한방에 날아갈 판이다. 이 일을 어쩌하면 좋단 말인가?

정부에서는 조선업에 대하여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 눈앞에 대량실직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한가닥 희망의 젓줄이 될지는 몰라도 이같은 조치가 고통속에 신음하고 있는 수많은 사외협력업체장들에게 는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미지수다.

그동안 이들 사외업체장들은 수없이 힘든 고비를 겪으면서도 공장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빚이 하루하루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만 거액을 투자하여 만들어 놓은 공장을 쉽게 접을 수 없는데다 식솔들의 월급도 주어야 하고, 밥도 먹여야 하고, 정해진 세금도 내야하기 때문이다. 월급이 모자라 사채를 빌려다 지급하기 몇번 이었으며, 종업원들의 식대가 밀려 식당주에게 찾아가 다음달 기성 받으면 주겠노라고 사정하면서 울먹인 것이 몇번이었던가?

우리지역에는 조선협력업체가 두 부류가 있다. 그 하나는 조선소 내부에서 조선소와 같이 일하고 있는 사내 협력업체고, 또 하나가 조선소 바같에서 일하는 사외 협력업체다.

똑같은 협력업체들이지만 경영형태가 전혀 다르다. 극과 극이다.

사내 협력업체들이 온실속에서 자란 화초라면, 사외업체들은 작열 하는 태양아래 사막을 홀로 달리는 야생마다. 사내협력사들은 조선소에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하여 주어진 일감을 처리하고 정해진 단가대로 기성(공사대금)받아 인건비, 세금 주고 남는것은 인마이 포켓하면 된다. 인력도 전임자로부터 대부 분 승계받고, 없어면 일부 물량팀으로 보충한다.

일감도 조선소에서 주기 때문에 사외업체들처럼 일감을 서로 차지할려고 혈투 를 벌일 일도 없다. 공장부지와 건물도, 설비도, 운반장비도, 용접 기와작업도구들도 모두 다 조선소에 있는것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업체장이 자기 돈 들여 일부러 구입 할 필요가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특별히 시달리는 민원도 없다. 그러기 때문에 대부분 업을 접고 철수를 해도 사외업체들처럼 큰 리스크가 없다.

그러나 사외 협력업체들은 모든 것들을 손수 감당해야 한다.
부지구입부터 인허가, 공장건설, 각종설비, 유티리티, 운반장비 작업치공구, 용접기, 절단기, 크레인, 소모품 등 모든 것을 직접 구입하고 감당해야 한다. 이에 필요한 대부분의 경비는 금융권을 이용하면서 거액의 대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업이 잘되면 모르나 지금과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쉽게 헤쳐 나갈 방도가 없다. 또한 일감을 얻기 위하여 조선소에 찾아 가면 납작 엎드려 싹싹 빌고 사정해야 하고. 인력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해야한다. 주변에 발생하고 있는 환경문제 등 각종민원 들도 직접 해결해 나가야 한다.

기존 대출금의 상환압박, 대출 연체이자 독촉, 일감의 대폭감소 계속되는 단가인하 압박, 은행의 대출사절, 거래처 외상대 미지급 사채 상환독촉, 세금연체와 가산금, 자산에 대한 가압류, 퇴직한 직원들에 대한 체불 임금 및 퇴직금 지급문제 등 이중 삼중 사중고에 사외업체들은 갖은 수모를 다 겪으면서 깊은 시름에 잠겨 밤잠을 자는 이 과연 몇이나 될까? 우리지역에 풍지박살난 사외 조선협력 업체가 몇 개더냐! J기업, H정공, D산업, S중공업 그리고 또 몇 개의 기업들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현재 이 모든 상황이 끝이 아니고 진행 중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외업체들이 쓰러질지 모르는 위기가 업습해 온다.

오호! 통제라!
우리지역 사외업체들의 이 같은 곡성이 그칠 날 언제쯤이 될까?  대형조선소들의 수주가뭄이 수주절벽으로 변화고 있는 지금 이 같은 곡성이 더 크게 들리는 것은 오로지 필자만의 환청일까?

그러나 사외 조선협력업체장들이여!
2018년의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희망을 가지고 이를 악물고 이 위기를 견디어 나갑시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고 쉘리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암흑속에서도 한줄기 빛은 살아 있다고 합니 다. 그 빛줄기를 따라 온갖 절망속에서도 모든 기쁨을 빼앗기고도 사람은 여전히 살아 갈 수 있다 합니다.

폭풍의 언덕이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긴 에밀리 브론테는“금빛 꿈의 시절이 다 가고, 절망까지도 나를 파괴할 힘을 잃었을 때 기쁨의 도움없이 삶에 감사하고, 힘을 내며, 삶에 미련을 둘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처절한 표현일까요 절망의 구렁텅이에 떨어져도 좌절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사외 조선협력업체장들이여!
힘 내소서! 우리는 그동안 각자도생하면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 해온 경헙이 있습니다. 다져진 내공과 염력으로 절망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위한 위대한 힘을 발휘하면서 그 날(?)을 기다려 보십시다. 그 날(?)은 반드시 우리에게 닫아 올 것입니다. 

[ 사과문] 6월29일자 "사외 조선협력업체의 哭聲(곡성)"기고 글을 올린 이성신씨가 아래와 같이 사내협력업체에 보내는 사과문을 올립니다 지난 6월29일 거제타임즈를 통해 기고한 저의 기고문 내용 에 대하여 사외 조선협력업체들의 고통이 하도 심각하여 이를 부각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사내 조선협력업체들과 운영 형태를 비교하게 되었는 바 이 과정에서“인 마이 포켓 ”이라던지 하는 표현 등은 부적절한 표현이었음을 시인 하면서 정중히 사과드리옵고, 혹 다른 부분에 대하여도 오해 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깊은 이해를 바랍니다. 향후 기고시에는 표현에 신중을 기하겠사오니 이점 사내 조선협력사 대표님들의 깊은 아량을 바랍니다. 지금은 조선소 뿐만 아니라 조선관련 사,내외 협력업체들이 모두 다 힘들다는 것을 이해 합니다. 끝으로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많은 사내업체 대표님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16년7월1일 기고자 이성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