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5조원 회계 사기 혐의
대우조선 런던지사 '비자금 전진기지'로 수사 과정서 드러나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구속된데 이어 고재호 전 사장에 대해서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와함께 소문으로만 나돌던 대우조선해양 해외지사인 영국 런던지사가 비자금 조성의 핵심 거점지로 지목되고 있다고 중앙언론이 보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 반부패범죄특별조사단(단장 김기동)은 6일 고재호(61)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재임 기간 중 2013~2014년 순자산 기준으로 5조4,000억원대에 달하는 회계 사기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 전 사장에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5월 까지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지낸 고 전 사장은 지난 29일 구속된 남상태(66) 전 사장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비리의 정점으로 꼽힌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임직원 성과급 지급과 금융기관 대출 등을 위해 해양플랜트나 선박 사업 관련 원가를 줄이거나 매출을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분식회계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던 김갑중(61.구속) 전 부사장으로부터 고 전 사장이 분식회계를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4,409억원, 4,711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공시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각 7,784억원과 7,429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이 회사는 같은 기간 임직원들에게 2,00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었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사기대출을 받은 금액이 4조원대에 달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전 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한편,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해외 지사 및 법인의 자금 흐름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 회사의 영국 런던지사가 비자금 조성의 핵심 거점지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검찰이 이미 이를 뒷받침하는 단서도 포착한 상태여서 이번 수사를 계기로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대우조선의 해외 비자금 실체가 낱낱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남상태 전 사장시절 대우조선은 주로 영국 런던에서 체결되는 선박 건조 계약 과정에서 ‘컨설팅 수수료(fee)' 명목으로 회삿돈을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해운 강국인 영국에는 유명 선박 컨설팅 업체들이 몰려 있어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사와 조선업체와의 계약을 중개 하면서 양측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소는 모두 런던에 지점을 두고 유럽 영업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