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일을 승낙하고 손병희(孫秉熙)에게 가는 도중 남대문(南大門) 전차정류장에서 김성국(金成國)을 보고 전차안에 불러 들여 이미 함태영(咸台永). 이승훈(李承薰)의 소개로 지면이 있는 최린(崔麟)을 만났고, 선언서가 이종일(李鍾一)측에 있다는 것을 알고, 김성국을 데리고  이종일에게 가서 그로부터 천매(千枚)의 선언서를 받아서 김성국을 시켜 강기덕(康基德)에게 전하게 하고 강기덕은 인사동, 구 승동에서 그것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통보를 받았던 오후8시 보다 30분 가량 전에 그곳에 갔다.
독립선언서에 연서(連署)한 사람중에서 3인 정도가 불참하고 전부 모였다고 했다. 내가 그곳에 간 다음에 "파고다" 공원에서 발표하기로 하였던 독립선언서의 발표장소를 변경해야 하지 않느냐?
그 이유는 학생다수가 그곳에 온다고 하는데 만약 그 공원에서 발표했을때 큰 불상사가 있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가능한 우리들은 온건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 그러니까 시간은 그대로 하되 장소는 변경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손병희가 그렇다면 대화관(大華館) 즉 명월관(明月館) 지점에서 하는것이 좋겠다고 하여 그곳으로 정했는데 그것은 학생들을 기만한것이 되고 말았다.

학생들은 내가 경상지방에 갔을때 이승훈으로 부터 독립운동의 선언서를 3월 1일 오후 2시에 "파고다" 공원에서 발표한다는 것으로 염문으로 듣고 있었고, 나 또한 학생에게 같은 말을 한적이 있었다.

그런 까닭에 동지중 한 사람이 나에 게 너는 오후 2시에 "파고다" 공원에 가서 학생중 한 사람에게 그 곳에 모이는 학생들에게 독립선언서발표의 장소를 부득기(不得己)한 사정으로 딴 곳에서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리도록 하 라고 해서 나는 그 일을 강기덕에게 말해 두었다.

또한 손병희에게 모였을때 경성에 있는 각국영사관에게 문서를 보내고 그리고, 일본정부나 조선독부에 청원서를 내기로 하고 그러한 문서를 작성하고, 발송하는 등은 최린이 담당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으나, 그때 총독부에 제출하는 문서는 내가 지참하는 것으로 했으나, 선언서에 연서(連署)한 사람은 후에 총독부의 처분이 있을지 모르니, 우리들은 한곳에 모두 모여 있기로 하고 누군가 딴 사람을 심부름 시켜 보내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나는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학생 서영환에게 주어서 내게끔 했다.

그리고 동월(同月) 27일 오후 2시 경 동지중의 한 사람 인 김창준(金昌俊)이 병원으로 나를 찾아와서 대구 마산등의 남선지방(南鮮地方)에 독립선언서를 보내라고, 그 비용으로 50 원을 건네줌으로 나는 일단 그것을 수령했고, 그후 14원은 되돌려 주었다.

그 다음날 김창준으로 부터 독립선언서가 송부되어 왔는데 매수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 중에서 대구와 마산에 각 200매를 세브란스 의학생 이굉상(李宏相)에게 여비14원을 주고 대구 마산의 각 교회에 전하게 했고 , 김병수로 하여금 여비15원을 주고 군산에 약 200매를 전하게 했다.
2월 8일 아침에는 이용설(李容卨)이 와서 선언서 4.5매를 달라고 해서 주었는데 그는 세브란스 의전의 "박테리 아"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영국인 선생 "스코필드"에 게 준다고 말했다.

그리고 3월 1일 정오경 세브란스 의전생도(醫專生徒) 임재하(林在夏)와 병원문전에 만나게 됐는데, 그는 나에게 당신은 어제 어떤 종이문서를 받지 않았느냐고 묻기에 받지 못했다고 대답했더니, 그는 어제밤 자기에게 어떤 통첩이 왔다고 하므로,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보여 달라 고 했고, 그는 오후1시경에 그 통첩을 가지고 왔기에 그것을 보았는 데 국민대회에 관한 것이였다.

그 때는 이미 명월관에 갈 시간이 임박한 때여서 급히 보노라고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사회대표는 누구, 귀족대표는 누구이며 이태왕(李太王) 전하(殿下)에게 독약을 드렸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것이 기재되어 있으며 말투가 너무 격해서 믿기에 어려운 문구로 되어 있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스코필드"에 가서 그 에게  보여 주었는데, 나는 통역할 시간이 없어 최동이라는 사 람이 그곳에 있기에 그에게 통역해 주라고 하고, 그 즉시 명월관지점으로 갔다. 그리고 임재하로 부터 받은 문서를 " 스코필드"에게 가지고 갈때, 서영환을 만나 총독부에 보낼 문서를 그에게 제출하게 했던 것이다 .                                                

내가 임재하로 부터 받은 통첩의 서면을 "스코필드"에게 준것은 하등의 의미가 있은것이 아니었으며 그에게는 일전에 이용설이 독립선언서를 건네 주었던 일이 있었으므로 별로 문제가 없을것으로 생각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명월관 지점으로 갔는데 그곳의 사환이 먼저온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오는 사람은 명함을 보고 들어 보내라고 했다고, 하므로 명함을 보 일려고 하는데 강기덕이 그곳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외면하다싶이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냥 그의 동지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듣 는바에 의하면 강기덕은 나를 만나러 왔지만 나에 대한 것이 아니고 동지일동에 대한 것  으로써 이렇게 학생을 기만하는 법 은 없다.

당신들 중에 한 두사람 이 "파고다"공원에 와서 독립선언서를 딴곳에서 발표한다는 것을 말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지 한 사람이 강기덕에게 우리들은 결코 너희들 학생들과 함 께 할수 없다.

우리들 중에서 그것을 말하기 위해 그곳에 갈 필요가 없다고 하니까 강기덕은 강요하다 싶이 하는것을 받아들여 주지 않아서 그대로 돌아가는 길이므로 입구에서 만났는데 외면했다고 생각 한다.

그리고 나서 우리들은 그 장소에서 인치(引致:강제로 붙잡혀 구속됨)되고 말 았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