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 조선소의 수주잔량 격차가 지난달 더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수주가 없어 도크 (dock)이 메말라가고 있는 한국 조선소와 달리, 일본은 자국 발주로 소량이나마 수주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한국 수주잔량은 2331만CGT로, 2003년 10월말(2256만CGT)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수주잔량 1위 중국은 3570만CGT, 2위 우리나라에 이어 3위 일본은 2196만CGT 수주 잔량을 보유했다. 한국과 일본 수주잔량 격차는 지난 7월말 기준 161만CGT에서 지난달 134만CGT로 더 좁혀졌다.

조선업 호황기였던 2008년 한국은 일본보다 3000만CGT 이상 수주잔량을 보유하기도 했지만, 앞서 구조조정을 끝낸 일본의 빠른 추격에 잔고격차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일 수주잔량 격차는 1월초 551만CGT, 3월초 449만CGT, 5월초 393만CGT로 계속 내리막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자국 조선소 수주난 해소 차원에서 상선, 유조선뿐아니라 이지스함 등 군함 발주도 적극 추진해왔으며, 일본 조선소 부활 움직임은 이런 정부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일본은 2013년 수주잔량 점유율이 10%대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23%까지 올랐고, 2013년 점유율 30%를 훌쩍 넘었던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달 24%까지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연내 수주잔량 한.일 순위가 바뀔 것으로 점치고 있다.

조선소별 수주잔량 세계 빅3 순위는 동일했다. 대우조선 옥포조선소가 709만CGT(104척),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421만CGT(83척), 삼성중공업은 395만2000CGT(74척) 순이었다.

하지만 전달에 비해 잔량 규모는 차례로 2%, 1.5%, 0.5% 줄어들었다. 18위 한진중공업 수비크조선소는 117만CGT(25척), 25위 성동조선해양은 86만7000CGT(34척)를 기록하며 전달과 비슷한 잔량을 보였다. 성동조선의 경우 이달부터 임원 20%, 직원들 5% 임금 반납을 결의한 상태다.

한편, 올해 1∼8월 전세계 선박발주량은 799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2501만CGT) 대비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