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 대우조선해양 전경

한화-대우조선 인수 지연은 거제경제 파탄 직결
거제 정치권, 시민단체 비롯 24만 거제시민 한목소리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방해(?)' 거제시민 분개
현대 중심 울산 경제 '활황' 조선업 유일한 거제 경제만 파탄내려나...시민 분노 커져
어려울 것만 같았던 국외 승인이 빠르게 결정나면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 싶더니 최종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 늦어지며 거제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지연 사유가 앞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다 무산된 HD현대중공업(이하 현중)이 딴죽을 걸어서라는 기사가 연일 언론에 나오면서 시민들은 더욱 더 분개하고 있다.

이도 그럴것이 HD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있는 울산 경제는 활황인데 조선업만이 유일한 거제 경제를 파탄내려 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화와 대우의 기업결합심사는 가장 까다로와 시간이 지체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유럽연합에서 2주나 빨리 승인 결정을 하며 기업결합심사 대상 해외 7개국 모두 승인으로 통과하며 인수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공정위의 결정 지연 이유는 군함 부품 공급사인 한화가 군함을 만드는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방산 분야 독과점이 될 수 있다며 제동을 걸어서다. 현중 등 경쟁사는 공정위에 무려 4차례나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군함 부품이 민간기업이 아닌 방위사업청 직접 납품인데다 민간기업과의 거래도 방사청이 사전입찰평가를 하는 만큼, 가격 및 거래 차별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에서, 현중 수주 우위를 위한 의도적 발목잡기라는 의혹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부터 내년 사이 굵직한 군함 발주를 앞두고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를 늦추려는 현중의 꼼수에 공정위가 휘둘리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공정위 승인 결정이 지연되면서 대우조선에 대한 투자와 사업 본격화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5월에 발주되는 8000억 원 규모의 충남급 호위함 5·6번함 수주전에서 대우조선은 골든타임을 놓칠 위기에 놓였다.

이런 탓에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였던 산업은행도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은 4일 "외국 경쟁 당국 승인이 모두 완료된 상황에서 관련 업계 일방의 주장을 바탕으로 국내 공정위 심사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 매우 아쉽고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방산시장의 구조, 대우조선 정상화의 국가 경제적 중요성 및 방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절호의 기회인 점을 충분히 감안해 신속한 승인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기업결합 무산으로 대우조선 정상화 실패시에는 국내 조선업 및 방산업 경쟁력 저하뿐 아니라 수만명의 고용과 수백개의 협력사를 포함한 지역사회와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부작용 초래가 우려된다"고 역설했다.

공정위의 승인 지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역시 거제지역사회다.

지난 4일 거제시는 공식 입장으로 "자칫 공정위 결정 지연으로 정상화 되어가는 기업과 지역경제 발전에 차질이 없도록 공정위의 신속한 심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박종우 거제시장은 관계기관 방문, 24만 거제시민 서명운동 등에 나설 것도 천명했다. 

서일준 국회의원 역시 "조선업시장의 호황기와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소식으로 이제 막 거제가 한 줄기 희망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며 "모두가 더 이상의 혼란은 겪지 않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이번 기업결합심사를 주시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거제상공회소를 중심으로 한 경제계에서도 공정위로 건의문을 보낸 상태에다가 거제시발전연합회는 공정위 비판 성명을 7일 발표한데 이어 11일 시청 앞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도 10일 오전 기자회견과 함께 12일 공정위 앞 집회에 나서는 등 거제지역사회 전체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