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봉급 생활자들은 보험료로 납부한 원금만큼도 연금으로 되돌려받지 못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조세연구원은 최근 작성한 ‘국민연금제도의 가입자간 형평성 제고방안’이란 보고서에서 정부 방안대로 국민연금을 개편하면 직장인(2004년 최초 가입자 기준)들이 은퇴 후 돌려받는 연금 총액은 납입한 보험료 총액의 0.87~0.98배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정부는 소득대체율(평생 평균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을 현재의 평균 60% 수준에서 오는 2008년부터는 50%로 낮추고, 보험료율은 현행 월 소득의 9%에서 2030년까지 15%로 높이는 방향으로 연금 개편안을 마련해 놓고 있는 상태다.

이 연금 개편안에 따르면 월 평균소득 160만원인 직장인 A씨가 20년 동안 연금에 가입할 경우 나중에 받는 연금총액(2818만6800원)은 납입 보험료(2867만8800원)의 0.98배에 그치게 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A씨가 30년 가입한 경우 받는 연금액(3546만9600원)은 납입 보험료(4062만7200원)의 0.87배이고, 40년 가입한 경우는 0.93배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은 같은 조건의 직장인들이 납 부보험료의 1.34~1.51배를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반면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지역가입자들은 납입 보험료의 1.13~1.28배 가량을 노후에 지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월 평균소득 96만원인 지역가입자 B씨의 경우 20년 동안 연금에 가입했을 때 받는 연금액은 납입 보험료의 1.28배 30년 가입하면 1.13배 40년은 1.21배의 연금을 받게 돼 보험료로 낸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게 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조세연구원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소득을 실제보다 적게 신고해 보험료를 납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 간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면서 “소득이 노출되는 직장인을 희생시켜 국민연금 재정을 안정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 당국자는 “모순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이 제대로 안 되는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세연구원 보고서는 이에 따라 직장인과 자영업자 간에 발생하는 불공평성을 줄이기 위해서 국민연금제도 자체를 양 계층 간에 분리, 별도의 기금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