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 윤봉길 의사 암매장지와 순국기념비 소재

카나자와는 이시카와현의 현청소재지로 인구 50만의 작은 도시. 2차 세계대전의 전쟁 중에도 피해를 입지 않아 일본의 옛 거리와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본의 전원도시로서 우리나라와는 동해를 끼고 있어 관서지방의 풍부한 수산물과 눈 녹은 깨끗한 물에서 서식하는 민물어종들이 많아 일본의 미식가들이 즐겨 찾고 있는 관광지 중의 한 곳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시절 가와바다야스나리(川端康成)의 소설 설국(雪國)과 요시다 겐코(吉田兼好)의 수필 쓰레즈레쿠사(徒然草, つれづれぐさ), 미우라 아야꼬의 ‘빙점’을 읽은 기억이 있지만 일본 문학에 그렇게 심취하지는 않았다.
그 수필집에 카나자와가 나온다. 잔설이 구름사이로 히끗히끗 보이는 알펜루트 산정을 뒤로하고 얕은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카나자와시가 내려다보이는 10만평의 넓은 정원이 나타난다. 겐로쿠엔 정원이다.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소나무와 물길과 누각들이 유명한 곳이다.

한때는 부산에서 뱃길이 열려 4박5일의 일정으로 여행을 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뱃길이 중단돼 항공으로 나고야나 도야마를 거치지 않으면 오기 힘든 여행지이다. 아름다운 소나무와 창포 꽃으로 유명한 겐로쿠엔 정원의 모습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가 전에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가 없다.

정원의 역사를 나무가 말해주듯 겐로쿠엔은 도심 속에 자리 잡은 일본 무사들과 장군들의 절제된 삶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장소이다. 에도시대의 대표적인 임천회유식(林泉廻遊式) 대정원인 겐로쿠엔은 우리네 전통정원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산수지간(山水之間)을 담장 안으로 들이는 차경(借景)의 차원이 아니라 겐로쿠엔은 커다란 동산 전체가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못과 수로로 영역을 한정하고, 연못을 팔 때 나온 흙으로 가산을 조성하였으며, 영역을 한정하는 곡수에는 다리를 놓아 공간의 소통을, 좁은 소로와 계단으로 동선을 다양하게 했고 가꾼 나무와 이끼로 조경의 품격을 한층 더 높인 정원이 겐로쿠엔이다.

6월의겐로구엔정원풍경

겐로쿠신 호수 정원

정원풍경

6월의겐로구엔정원풍경

6월의겐로구엔정원풍경

6월의겐로구엔정원풍경

겐로쿠엔을 뒤로 하고 10여분쯤 야산이 있는 시내로 내려가면 작은 묘지들이 모여 있는 공동묘지에 다다른다. 노다야마, 그 곳에 윤봉길 의사를 기념하는 순국기념비와 암매장 당한 묘지가 있는 곳이 나타난다. 습한, 대낮에도 왠지 모를 오싹함이 전해지는 묘지 주변은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 비석들로 더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윤봉길 의사는 식민지 시대인 1932년 4월 29일 천황생일과 상하이 사변의 전승축하 행사가 있는 상하이 홍구공원에서 폭탄을 투척하여 일본군 수뇌부를 살상한 죄로 사형을 선고 받고 그 해 12월 19일 미츠코 우지야마에서 총살돼 이곳에 암장됐었다.

11월의겐로구엔풍경

겐로구엔일본전통상가

전통상가거리풍경

카나자와는 그런 곳이다. 일본 고전문학 속에서 인간성 회복을 추구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요시다 겐코의 문학적 사상과, 신불이 중심이었던 중세를 살았음에도 인간을 중심으로 써내려간 ‘도연초’의 내용은 현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그 무엇을 제시해 주고 있다.

겐로구엔정원의 상징 소나무

겐로구엔의소나무

윤봉길의사 안장지묘지석

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