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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여행이야기80]'거제도에서 띄우는 편지<1>'시인/본지 칼럼위원/세계항공 월드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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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20  15: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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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에서 띄우는 편지<1>'
수국 만발한 거제도에서 남부길 꽃의 향연, 명품 수국 길 꿈길 같아

친구야

   
 
지금 거제는 수국의 계절이다. 오늘 네 전화를 받고서 찾아간 남부의 하늘은 잿빛이었지만 길가에 핀 수국의 자태는 소박한 어촌의 새색시마냥 예쁘고 아름다웠다. 너는 언제 거제를 다녀갔니. 그리고 이 아름다운 풍경을 언제 보았니. 나는 늘 바쁘다는 핑계로 내 고향 거제도 구석구석의 비경을 다 돌아보지 못하고 이렇게 때를 놓치는구나.

엊그제 청마선생님의 따님을 모시고 장사도에 가면서 우중에 핀 수국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더랬다. 막바지 물을 올려 꽃을 피운 수국의 모습은 영락없는 섬 색시더구나. 구조라에서 국도 14호선이 끝나는 남부면 저구까지, 저구에서 동부면을 거쳐 거제면, 둔덕면을 이어주는 지방도 여기저기에 흐트러져 피어있는 수국 꽃밭이 사람의 마음과 몸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7월 1일부터 흑룡강성 하얼빈으로, 중국 목단강을 돌아 백두산과 용정으로, 윤동주시인의 생가를 돌아 해란강, 용두레 우물을 보고서, 그리고 대만일주를 하고 왔는데도 내 고향 거제도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 줄 새삼 몰랐다니 미안한 맘이 앞선다.

친구야 네가 알려준 그 길은 정말 비경이었다.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되어 있을 줄 누가 알아겠냐. 십 수 년 전 어느 남부면장님의 아이디어가 몇 년 전부터 거제도를 명품 수국 길, 수국의 계절로 만들고 있다는 게 너무 고맙고 감사할 뿐이네. 그 때는 여기에 왜 하필 수국을 심느냐고 사람들이 뭐라 했는데 지금 보니 그 분의 안목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다.

며 칠 전 장사도에 가는 날도 청마선생님의 셋째 따님인 자연 어머님은 소녀처럼 수국을 보고 좋아했단다. 장사도에도 온통 나비수국과, 붉은색, 분홍색, 흰색, 자주색, 파랑색 수국이 관광객의 눈을 붙잡았다. 안개비를 맞으며 종일 수국꽃길을 따라 걸었던 길들이 잊혀지지가 않아.

친구야!
다시 거제도로 놀려오렴, 아마도 끝물로 들어선 이 수국들이 한 달은 더 가지 않을까싶다. 둔덕면 가는 길엔 원추리 꽃과 수국이 사이좋게 피어 운치를 더해 주고, 빛을 발하는 동백잎이 무리지어 핀 수국광장을 달빛처럼 비춰주고 있다네.  지금은 장마철이라 간간히 뿌리는 빗줄기 때문에 차창 밖으로 꽃을 볼 여유가 없을지 모르지만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은 족히 피는 거제도 수국은 동백나무 그늘에서 소담스레 피어 관광객들을 손짓하고 있네.

   
 
친구야
꿈에도 잊혀지지 않을 수국의 길을 오늘밤 함께 가보지 않으련. 달빛 속에 아련히 피어있을 송이송이 꽃 무덤 닮은 가련한 꽃들을 만나보고 싶네. 비밀 한 가지, 오는 길에 나무들 속에 가려진 수국 두어 송이를 살짝 꺾어와 사무실 한 켠에 꽂아두고 바라보다가 문득 그리움처럼 바다냄새가 수국꽃잎에 묻어 있음을 알았다네.

미역냄새, 멍게 냄새 같은 거제도 촌년의 냄새가 수국에서 풍겨오네. 친구야 그 속에 너의 냄새도 있어. 가을이면 이 길은 해국과 외머위와 갯구절초 꽃과 작은 국화들로 풍성하지. 정말 내가 태어난 거제도가 이렇게 멋진 곳인 줄 몰랐다.

손님과 함께 다니던 해외 여행지만 소개하면서 내 고향 거제도는 뒷전에 두었구나. 너나 나나 죽을 때까지 거제도에 태어난 걸 자랑으로 여겨야 되겠다. 오늘 남부 길을 돌아 수국의 향연에 취하면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내 년 이맘때는 더 웃자라 풍성한 수국이 우릴 기다리겠지.

친구야!
여름이 우리 곁에서 맴돌고 해변으로 바다로 손짓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한 송이 두 송이 시들기 시작하는 수국 꽃의 향연을 보러 거제로 오렴. 거제는 지금 수국의 계절이다. 달빛이 비치는 여름밤, 사랑하는 사람과 남부 길로 드라이브라도 하면 거제는 환상의 섬으로 우리 곁으로 달려오겠지. 안그러냐! 친구야.
<이금숙 /시인/본지 칼럼위원/세계항공 월드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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