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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88] '연변에서 보내는 편지2'백두의 봄은 자작나무로 오고
거제타임즈  |  geoje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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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2  16: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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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의 향연, 향수인양 다가와

   
필자
봄이 오는 길목에 겨울 외투를 걸치고 손님들과 함께 연변으로 날아갔습니다. 올해로 벌써 다섯 번째 백두산 행입니다.

추운 동토의 땅에도 꽃향기가 여기저기 진동해 용정에서 삼합까지, 연길에서 이도백하까지 설국의 향연을 보며 겨울 백두산의 진짜모습에 모두들 반해버렸습니다.

얼마 전 북한 군인들의 중국 조선족 가족 살해사건과 단동 북한군인 탈북 사건 이후 중조국경선을 비롯해 각 도로마다 경비가 얼마나 삼엄한지 지나가는 차량들 모두 검문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망강각에 올라서도 공안들이나 군인들이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지 못하게 했습니다.

예전에 로타리안들과는 삼합의 해관을 통과, 다리를 걸어 들어가서는 북한쪽 다리 쪽에 발을 딛고 촬영까지 했지만 중국 군인들이 사람을 따라다니며 경계를 하는 바람에 우리는 멍하니 회령시와 함경도의 산천만 구경하다 되돌아 왔습니다.

4월이 오는 연변 산하에는 지금 버드나무와 자작나무들이 꽃눈에 한창 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강나무도 붉은 색 기운들로 가득 합니다. 아시나요.

   
눈과 얼음으로 꽁꽁 얼어붙은 백두산 정상 천지의 겨울 모습
새마을 부녀회 어머니들과 동부, 장평 어르신들을 모시고 백두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우리는 고향의 봄과 김정구 선생님의 눈물 젖은 두만강과, 박일남 가수의 외나무다리와 민족의 노래 선구자와, 바람과 별과 시를 노래한 윤동주 시인을 생각했습니다.

눈꽃이 지천인 연변의 산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20년을 넘게 그 곳을 넘나들던 내 자신도 생각지 못한 풍경이었습니다.

자작나무들이 일렬로 서서 눈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은 정말 가보지 않은 사람은 그 아름다운 산천의 유혹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소월의 진달래꽃 시가 영변의 약산이라고 했는지도 모르겠고요.

   
 
   
 
   
 














   
 
   
 
   
 












지난해 5월 정말이지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북한의 산하에 복사꽃과 무리지어 피어있는 진홍빛 진달래가 멀리서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유천탄광이 바라다 보이는 북한 마을 어귀와 두만강 강변에도 전에 없이 사람들이 몇 명씩 보이긴 했지만 감정이 없는 목각인형 같았습니다.

개산툰 진을 지나며 거제면이 고향인 이시우 선생님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분이 작사한 눈물 젖은 두만강 노랫말이 생각나서요. 그런데 말이죠. 도문 두만 강변에 가면 눈물 젖은 두만강 노래비가 계단아래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개산툰진에 세우려고 했던 노래비가 누군가에 의해 도문에 세워져 있더군요.

92년 중국과 수교 후 우리는 얼마든지 가고 싶으면 날아가는 곳이 중국입니다. 예전에는 한국방문이 힘들었지만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요즘은 방문길이 편해 졌다고 하네요.

지금 연변은 한국의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힘들다고 합니다. 한국이 재채기를 하면 연변은 감기 몸살을 한다나요. 위엔화의 절상으로 우리나라 화폐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져 해외벌이가 예전 같지가 않다더군요.

 부산에서 연길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지난해 1218일부터 취항해 우리 손님들도 이제는 심양이나 북경, 장춘을 돌아서 가던 백두산 여행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동토의 땅, 백두산을 보기위해서는 매년 6월이 되어야 여행코스를 잡곤 했는데 지금은 시즌이 아닌데도 가는 길이 힘들지 않은 것은, 백두산 투어 환경이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겨울에 백두산을 청명하게 볼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손님 모두가 복을 많이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백두산을 제대로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했거든요.

일행들은 선명한 백두의 봉우리, 장군봉과 백운봉 천문봉 봉우리들과 눈과 얼음에 덮인 천지를 바라보면서 모두들 어려운 올 한해가 잘 풀려나갈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기원했답니다.

봄날의 연변 행은 참으로 아름다운 여행이었습니다. 땅 심에 봄물이 풀리듯 솟아나는 초록의 향기가, 끝없이 펼쳐진 자작나무숲에도 따뜻한 봄 햇살을 풀어 놓고, 3월의 풋풋한 싱그러움을 키워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조금 더 있으면 백두는 꽃 천지로 변할 테지요. 전에도 말 한적 있지만 96년 우리 신문사 기자들과 안도현의 어느 마을을 지나며 한 판 붙었던 야외 당구 셋트가 20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면 그 모습이 어떨지 상상이 가시는지요. 그래요. 연변은 우리에게 향수와도 같은 곳입니다.

잔설이 녹아 대지를 적시는 설국의 땅에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요즘 같은 날일수록 청마의 행복이란 시가 문득문득 생각납니다.  한 통의 편지, 한 통의 문안인사가 그리운 이에게 그리운 마음, 보고픈 마음을 봄 향기처럼 전해 줄런지요.<이금숙/ 시인 /본지 칼럼위원/ 세계항공 월드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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