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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린, 발트의 보석, 문화 관광의 중심지
톰베이 언덕, 구시시가지 세계문화유산답게 볼거리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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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금숙씨 |
페르누에서 출발한 일행들은 먼저 합살루로 이동했다. 당시 교통의 요충지였던 합살루는 지금은 텅 빈 대합실과 선로, 몇 대의 증기 기관차가 이곳이 기차역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역사를 둘러본 사람들은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우렸다. 에스토니아 전체 역 중 가장 아름다운 역이란다. 역사를 뒤로하고 우리는 차이코프스키가 백조의 호수를 작곡했다는 호수근처로 이동했다. 서너 마리의 백조들이 노니는 호숫가는 조용했고 병원 옆 나무 밑의 의자가 차이코프스키가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악상을 구상하던 그 의자라고 말해준다. 또 차이코프스키가 이곳에서 ‘합살루의 추억’이란 곡을 작곡한 것은 그를 짝사랑하던 친구의 동생 베라를 위해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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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코프스키가 앉아서 곡을 구상했다던 의자 |
작은 돌 의자는 흐르는 시간 속에 말이 없다. 왁자지끌 한 바탕 관광객들이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고 햇살이 들고 남이 전부인 이곳 주변에 병원과 지역민들이 꾸리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들렀더니 문은 굳게 잠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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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조의 호수를 작곡했던 합살루 바닷가 |
일행은 걸어서 하얀 처녀귀신이 나온다는 합살루 대주교 성으로 향했다. 오래된 성은 성 나름의 운치와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못 다한 사랑으로 8월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성의 한 창가 벽면에 여인의 모습을 한 처녀귀신이 나와 울곤 한다는 대주교 성은 노란 민들레 속에 묻혀 고성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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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살루 대주교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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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살루 대주교 성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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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내음식 창고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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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살루대주교 성나화이트레이디가 나타나는 창문벽 |
이곳에서 매년 8월에 ‘화이트 레이디’축제가 열린다. 소녀의 형상을 한 화이트 레이디는 한 여름 밤을 축제로 수놓는 합살루 젊은이들에게 낭만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에스토니아 사람들에게 합살루 대주교성은 이 지역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이야기와 주제가 있는 문화상품인 것이다. 성벽 바깥의 긴 벽을 끼고 노악사의 칸클라소리가 해변의 아침을 청아하게 깨우고 있다. 사과나무의 꽃향기가 잔잔한 발트해의 호수와 함께 푸른 하늘 속으로 자맥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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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린시내 네프스키 대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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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교회 외관 모습 |
시내구경을 하고 우리는 식당에서 이수정 가이드와 다시 만났다. 최실장은 배로 오는 다른 팀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 25년 간 발트해를 끼고 살아온 베테랑 가이드답게 그의 모습에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자연스러움이 배어나왔다. 그도 나처럼 글을 쓰는 사람이다. 언젠가는 그의 책을 사보기로 하고 명함을 주고받았다.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2층 식당에서 일행은 감자와 돈가스를 곁들인 푸짐한 식사를 하고 백화점 구경에 나섰다. 발트의 보석 에스토니아의 백화점은 여느 도시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잠시 아이쇼핑으로 시간을 보낸 일행은 버스에 올라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으로 향했다. 시내로 들어가는 외곽지역의 농촌풍경이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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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트큘리 성당에서 바라본 시가지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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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베이 언덕에서 바라본 구시가지 전경 |
시내에 들어서자 라트비아와는 사뭇 다른 활기에 넘친 거리 모습이 인상적이다. 탈린은 소박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는 북유럽 무역의 중심지이자 관광의 중심지이다. 일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구시가지 관광에 나섰다. 먼저 눈에 띄는 흰색의 건물이 정교회 대표적 건물인 알렉산더 네프스키 대성당이란다. 긴 돌길을 걸어서 우리는 국회의사당으로 이용되고 있는 통베이 성과 톰베이 언덕에 올랐다. 요새로 일컬어 질 만큼 톰베이 언덕의 석회암 절벽은 시야가 탁 트인 정말 멋진 전망대였다.
일행들은 다시 걸어서 탈린의 가장 아름다운 전망대인 파트쿨리 전망대에 올라 발트의 진주인 탈린의 지붕들을, 구시가지 전경을 내려다보았다. 모스크바에서처럼 여인들은 호박을 파는 상점을 기웃거리며 아이쇼핑에 정신이 없다. 톰베이 언덕에서 우리는 가이드 최실장팀을 다시 만났다. 엄마들만 여행 왔다는 서울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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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내부성과 성벽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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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내부성과 성벽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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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내부성과 성벽들 |
언덕에서 잠시 휴식과 거리 악사들의 연주를 들은 일행들은 구시가지 아래로 걸어서 내려갔다. 유난히 많은 관광객들이 발트의 아름다움을 보기위해 여기저기 모여 있다. 북유럽 최고의 고딕양식인 시청사와 시청광장을 돌아 탈린의 상징인 올리비스테 교회를 마지막으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이곳에 특별한 음식들이 많이 있다고 했지만 생선 종류들은 우리나라가 더 다양하다.
탈린은 13세기경 독일 튜턴기사단의 십자군 원정대가 성을 세우면서 형성되었고 한자동맹의 주요 거점지였다. 1710년 러시아 표토르 대제의 군대에 의해 항복한 뒤 경제와 문화가 침체에 빠졌지만 성을 소재지로 한 행정중심지가 되면서 탈린은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1918년부터 40년까지 잠시 독립국가로 있던 에스토니아는 2차 세계대전으로 성이 폭격을 받았고 소련이 붕괴되면서 독립국가로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항상 생각속에서만 맴돌던 발트의 보석들은 이렇게 우리들 마음속에서, 아름다운 도시로 남겨질 것이다.
헬싱키로 가는 실자라인에 오르면서 백야로 물들어 가는 발트해를 바라보았다. 또 언젠가는 다시 오리라 다짐하면서 롱 헤르만 탑을, 저물어 가는 발트의 쪽빛 하늘을, 이수정 가이드를 기억한다. 그리고 친절한 기사님과 지금까지 우리가 만났던 인연들에 감사한다.
아직 열흘의 여정이 더 남아 있는 북유럽 여행을 생각하며 우리에게 기쁨을 안겨준 아름다운 유채꽃과, 튜울립, 라일락과 마로니에 꽃향기를 떠올리며 낭만과 힐링의 여행지 발트와 작별했다. 안녕 2016년 5월의 짧은 봄이여!(끝) 이금숙 <시인/세계항공 월드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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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트큘리 성당에서 바라본 시가지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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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내부성과 성벽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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