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공익사업 이행촉구 결의안 채택...거제시민 기만 행위로 볼 수 밖에 없어
시민들 "시의 행동은 있을 수 없는 일" 반발 여론 거세 결과 주목

▲ 문경춘 편집국장

한동안 조용히 가라앉아 있는 듯 했던 현산 문제가 거제시의회의 '이행 촉구 결의안' 채택으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시민들 까지 동요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민들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시의회 까지 나선 만큼 이번에야 말로 뚜렷한 결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산은 지난 2008년 시가 발주한 160억원 규모의 하수관거 사업을 진행하면서 44억 7천200만원의 공사대금을 편취한 사실이 적발 돼 관련자 15명이 사법처리 된 사실이 있다.

이에 현산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시는 자체 계약심의위원회를 통해 5개월간 관급공사 사업에 입찰을 못 하도록 하는 행정처분도 내렸다.

당시 현산은 5개월간 입찰제한이 확정되면 1조 2천629억원에 달하는 큰 손실이 우려된다며 거제시의 이같은 결정에 행정소송으로 대응했다.

재판결과 1심 재판에서는 현산이 승소 했지만, 항소심에서 거제시가 승소하면서 재판은 결국 대법원으로 까지 이어졌다.

3년 넘게 법적 다툼을 벌여온 현산은 최종 선고를 앞두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소를 취하했다. 이어 현산은 거제시에 입찰참가 제한 처분을 줄여 달라는 신청을 했다. 시는 2013년 4월 계약심의위를 다시 열어 입찰참가 제한 기간을 당초 5개월에서 단 1개월로 줄여 줬다.

이 과정에서 현산은 70억원 상당의 공익사업을 제한했던 것이다. 53억원 상당의 사업 지원 및 2년 이내 17억원의 기부금 출연 등 구체적인 환원 방법까지 제시했었다.

그런데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마자 특혜시비가 불거졌다. 지역 시민단체는 정몽규 현산 회장과 박찬민 현산 대표를 비롯, 권민호 시장을 '제3자뇌물공여' 혐의로 고발했다.

'제3자 뇌물공여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요구 또는 약속할 경우 성립되는 범죄다. 대기업을 상대로 최순실 일가에 지원을 하도록 요구했다가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위가 바로 대표적 케이스다.

하지만 당시 고발장을 접수했던 검찰은 "현산의 제안이 공익 목적이 큰데다 사익을 취할 대상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 현산이 약속했던 70억원 상당의 공익사업 환원 약속 이행을 4년째 미뤄오면서 다시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거제시는 그동안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현산의 약속은 유야무야 될 공산 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산은 거제시의 적극적인 대처가 없자 언론의 비판을 최대한 막아가며 억지로 버텨오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이를 지켜보던 거제시의회가 최근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공익사업 이행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나선 것이다.

현산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산은 2005년 1월~2008년 4월 30일 까지 시가 발주한 160억원 규모의 하수관거 공사를 하면서 공무원과 짜고 공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한 것 처럼 교묘한 사진작업 등을 통해 44억 7천여 만원이란 거액을 빼돌렸던 비도덕적인 업체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업체는 거제시를 전국적으로 망신 시키고도 버젓이 거제에서 아파트공사를 하고 있는 등 활개를 치고 있다. 그것도 거제시와 시민들 앞에서 약속한 70억원 상당의 공익사업 환원 이행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물 불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내부 고발을 통해 폭로 됐던 현산 사건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했던 거제시가 시민들의 분노를 무시한 채 왜 지금까지 70억원의 공익사업 환원을 미뤄오고 있는지 그 저의가 궁금 할 뿐이다.

이제라도 현산은 거제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행동을 더 이상 일삼아서는 안된다. 시의회의 결의안 채택이 어떤 결론을 가져올지 모르겠지만 이번에야 말로 뚜렷한 결론을 내려주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