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원 16명 중 절반인 8명만 해외연수 진행
올초 유례없는 거제지역 경제 악화 이유로 "연수 가지말자" 결의안 싸인까지 해 놓고서는...
권민호 거제시장 "지역경제가 힘드니 공로연수, 배낭여행 자제하라" 방침...의회는?
의회 편가르기?...위원회 별도 아니고 팀별 구성 의아
시민들 "경제가 힘들어 시민들은 죽을 판인데, 임기 막판에 반쪽짜리 해외연수 꼭 가야하나?"
최근 거제시의회 전.현직 의원이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되고, 음주운전 사고를 내는 등 의원들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더군다나 반대식 의장은 지난 11일 빠른 시일 안에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의원들에 대해 적절히 조치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대 시민 사과문 까지 발표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의원들의 이상한 해외연수가 또 다시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의원들 내부에서조차 해외연수와 관련해 비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사상 유례없이 거제시가 경제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시민 혈세로 연수를 핑계로 한 관광성 외유를 떠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거제시의회에 따르면, 의원들은 세팀으로 나눠 해외연수를 떠난다고 밝혔다.

16명의 의원들 중 8명은 해외연수를 떠나고, 8명은 가지 않는다.

▲ 거제시의회 회의모습

일본 조선업 관련기관 대처방안 벤치마킹으로 조선불황에 허덕이는 거제시의 현실경제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반대식 의장이 포함된 두번째 팀은 오늘(13일) 부터 20일 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뉴질랜드 남섬으로 떠났다. 신금자, 옥삼수, 진양민 의원이 함께했다.

뉴질랜드의 청정대자연을 상품으로 하는 관광도시 견학과 재생에너지, 체류 관광, 웰니스 관광 정책 견학 등이 연수목적이다.

마지막으로 최양희 의원은 오는 17일 부터 26일 까지 9박 10일 동안 스위스, 독일, 폴란드로 떠난다. 선진국의 마을 기업이나 협동조합 현장 방문과 사례경험,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마을견학을 목적으로 내세웠다.

이상으로 8명의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실시한다. 나머지 8명의 의원들은 연수를 가지 않는다.

12월 1일 부터 22일 까지 회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사실상 시간이 없어서 남은 기간에 떠나는 것도 힘든 상태다.

하지만 거제시의회는 지난 4월께 한기수 부의장의 의견으로 '거제지역경기 침체'를 이유로 올해 다 같이 연수를 가지말자는 결의안을 진행했었다. 당시 16명의 의원 중 14명이 싸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의안은 막바지 연수를 가겠다는 의원들이 또 나오면서 무산됐다.

이에 의원들 내부에서도 이번 해외연수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연수를 떠나지 않은 의원 중 일부는 "올 초 지역경제도 힘든데 가지 말자는 의견이 있어 안가는 것으로 알고, 해외연수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연수를 떠나는 팀들이 있어 당황했다"며 "갑자기 준비해 가기도 그렇고 해서 올해 연수는 안가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A의원은 "가는 모양세도 너무 좋지 않다"며 "위원회 별로 간 것도 아니고 편가르기 식으로 친한 사람끼리 여행가는 모양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의원은 "물론 연수를 가지 않은 나도 잘했다고 할수는 없다"며 "어떻게 보면 해외연수 또한 의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 중 하나이지만 올 초 싸인한 것도 있고, 지역경제가 힘드니 예산을 아끼자는 의미에서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의원은 "행정에서도 권민호 거제시장이 거제지역경제가 이렇게 힘드니 공로연수와 배낭여행도 삼가하라는 방침이다"며 "더군다나 임기도 막바지인데 굳이 급하게 연수를 갈 필요가 있나"고 했다.

시민 ㄱ씨는 "매년 거제시의원들의 해외 연수를 두고 말들이 많았지만 올해처럼 모양세가 희안한 반쪽짜리 해외연수는 처음인 것 같다"며 "갈려면 다 같이 가던지, 말던지 해야지 거제시의회가 이렇게 단합이 안되는지 몰랐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