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취약한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등이 대상
"마스크는 보호구, 정품/가품 검수는 기본 아니냐" 시민 비난
거제시, "긴급 회수, 경찰 수사 의뢰키로"
거제시가 9일 취약계층 등에 긴급 무상 배부한 마스크 6만장이 함량미달 제품으로 확인됐다.

시는 오늘(10일) 오전 부터 거제 전역에 배부한 마스크 회수에 나서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이번 일로 인해 기본 검수도 하지 않고 무작정 배부한 공무원의 미흡한 일처리에 대한 시민들의 뭇매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코로나 19 지역 확산에 따른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취약 계층을 우선으로 마스크 무상배부를 결정했다.

이에 마스크 긴급구매 및 배부계획을 수립하고 5억원의 예비비를 편성, 지난 6일 조달청 등록업체 A사와 15만 장의 마스크 납품에 대한 전자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8일, 일부인 6만 장을 납품받았다.

마스크 긴급지원 대상은 고령자(65세 이상), 장애인(1~3급 심한장애), 보건소에 등록된 임산부 등 3만여 명이 인당 2매씩 총 6만매다. 

▲ 거제시가 9일 노약자와 장애인, 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긴급 무상 배부한 마스크가 함량미달의 제품으로 확인돼 시가 회수와 함께 경찰 수사의뢰키로 결정했다.

시는 배부된 마스크를 전량 회수 및 폐기 조치하고 이를 경찰에 수사의뢰 할 방침이다.

이번 일에 대한 공무원의 미흡한 일처리를 두고 시민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 ㄱ씨는 "어떤 물품이든 구매해서 정품/가품 여부 확인은 기본이다"며 "더군다나 마스크는 보호구인데, 시민들에게 지급하는 보호구의 성능확인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고 지적했다. 

시민 ㄴ씨는 "이번에 시에서 긴급 무상배부키로 한 마스크 지급 대상은 건강한 시민들이 아닌 상대적으로 바이러스에 약한 노약자와 장애인, 임산부 등이다"며 "때문에 더욱 더 기본 검수 정도는 해야 했던 것 아니냐. 이해할 수 없는 행정처리다"고 비난했다. 

반면, 시민 ㄷ씨는 "공무원도 사람인데 실수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이번 일로 번거러워 지는 것은 공무원인데 다 같이 힘을 모을 시기에 불필요하게 힘 빼지 말자. 하지만 일처리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거제시의회 강병주 의원 역시 "코로나로 인해 공무원 분들의 노고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긴급 마스크 배부와 관련해서는 대상이 노약자들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인데 기본 검수 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변광용 거제시장은 "코로나19 지역 확산으로 시민들의 불안함이 큰 시기에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함량 미달 제품이 배부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변 시장은 "추후 품질기준에 적합한 제품을 확보해 빠른 시일 내에 재보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시는 경찰 수사의뢰와 함께 A사에서 납품한 마스크에 대한 제품 성분 분석을 통해 인증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상급기관과 고문변호사의 법률자문을 통해 근거자료를 수집한 뒤 지방계약법에 따라 조치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은 조달청 등록업체와의 전자계약에 따라 계약보증서를 징구하고 선금은 지급하지 않은 상태로 금전적 손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품질기준에 적합한 마스크를 다시 구입해 취약계층에게 재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함량미달 마스크 회수와 관련, 이미 사용한 마스크와 면 지역에 마스크를 지급받은 어르신들이 "이거라도 사용해야 한다"며 마스크 회수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마스크 상당수가 회수 불가능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인해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번 마스크긴급지원대상자들이 함량미달의 마스크 사용으로 코로나 19에 쉽게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