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거제21시민위원회(위원장 이헌 거제대 교수, 이하 시민위)는 17일 10월 정례회의에서 오비만 일반지방산업지 조성과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에 건설에 대해 '조건부' 찬성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오후 3시부터, 신현읍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시민위 정례회의는 전체 위원 21명중 11명(위임자 포함)이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시민위 위원들은 오비일반지방산업단 조성에 대해 윤미숙 거제환경운동합 사무국장을 제외한 참석자 전원이 찬성하기로 했다.

한편 윤 사무국장은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이 들어오면 "경제적 효과가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도 없으며, 정확한 자료도 없는 상태"라며, "시와 의회 등이 기업의 논리에 따라 서둘러 유치경쟁에 나선 점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경제적 효과 있나?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이헌 위원장은 시의회 의장과 면담결과를 설명하면서, "거제시와 의회 등이 대우건설에 끌려가는 모습으로 비추어졌다"며, "언론에서도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이 안정공단으로 넘어가는 것이 집중 보도되면서 시와 의회 등이 뒤늦게 나서 유치운동을 벌인 것은 문제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위원장은 "갯벌도 소중하지만, 난개발로 인해 조선기자재 공장 등이 여기저기 들어서면서 생기는 문제도 심각하다"며, "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조선기자재 공장 단지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동철위원(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은 "오비만 문제가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만으로 국한시켜 볼 문제는 아니다"며, "현재 거제지역에 산발적으로 벌어지는 조선기자재 공장과 조선부품단지의 대체 용지도 함께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과 관련해, 시민위 일부 위원들은 '경제적 효과 부분은 거품이다' 라는 주장도 나와 관심을 끌었다.
윤미숙 위원은 "우리가 늘푸른거제21 정신에 얼마나 충실하고 있는지 한번 따져봐야 할 때이다"며,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경제적·고용 효과도 의문시되는 마당에 꼭 오비만을 매립해야 할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같은 입장을 지지하고 나선 박동철 위원은 "항간에 단지 조성에 대해 경제적 효과가 2천억이니 3천억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실제론 "대우건설 내에서도 다수는 안정공단으로 가자고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가 오비만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고용효과에 대해서도 3만 명 이상 된다는 말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제적 효과에 대해, 박 위원은 "산술적 근거도 없는 상태다"며, "6년 동안 직간접적으로 약 1천억원 정도 이윤을 볼 수 있다"고 대우건설관계자의 말을 빌어 밝혔다.

이행규 위원, '환경파괴 당연히 있다'
대부분의 시민위 위원들은 오비만을 매립하면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인정하고 있다. 김정자 위원과 이행규 위원은 "오비만을 매립하면서 발생할 환경문제는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행규 위원은 "거가대교 침매터널보다 중요한 것은 오비일반산업단지 조성이다"며, "현재 고현만의 오염을 그래도 줄여 주는 것은 오비만 갯벌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행규 위원은 "오비만 매립과 동시에 주변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윤종진위원(바르게살기거제지회장)은 "거제환경운동연합이 독자적으로 오비만 매립반대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시민위원회를 무시하는 처사다"며, "시민위원회에서 의견이 모아진 상태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이 맞았다"고 지적했다.
윤병진 위원(자연보호협의회 거제지회장)은 "오비주민들은 찬성하는데, 왜 환경단체가 반대하는가?"라고 강한 불만 섞인 어투로 말했다.  

이 두 사람의 주장은 최근 연초면협의회에서 오비만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을 찬성하는 성명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위원들, '시 자료 비공개와 회의 불참'에 대해 강한 불만
이에 윤미숙 위원은 "지난 4개월 전부터 시민위원회에서 오비만 갯벌문제를 논의해 왔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최근 시와 의회에서 제작장이 안정공단으로 넘어간다는 소식에 뒤늦게 뛰어들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하고, "거제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회를 여러 차례 개최해 갯벌 보호와 대형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오비주민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했다"고 오비만 매립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윤미숙 위원에 대해, 이행규 위원은 "이런 문제가 있으면 시가 나서 공론화시켜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자료를 공개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최근 시민위원회에 사회산업국장과 건설도시국장 등이 참석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고, 오늘같이 중요한 자리에도 오지않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시민위원회에 참석한 대우, 삼성 환경팀 관계자는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공사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환경연합, '시민위 탈퇴' 의사 밝혀
17일, 윤미숙 위원은 "오비산업단지 쪽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시민위원회에서 탈퇴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순간 위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위원들, '매립과 동시에 육지부도 추가로 확충하라'
3시간 넘게 토론을 펼친 끝에, 위원들은 "오비지방산업단지 조성에 대해 찬성한다"며, 하지만, "기존 해수부에서 결정한 43㎢ 중 대우건설이 신청한 약 6∼7만평 면적과 추가로 육지쪽을 확대해 산업단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시장에게 권고하기로 했다.

이 결정에 대해, 윤미숙 위원은 "오비만 갯벌 매립도 반대할 뿐만 아니라, 그 결정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결국, 시민위원회 내부 회의에서도 찬반 양론으로 나누어져 큰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민위의 결정에 대해, 시와 의회 등 오비산업단지를 찬성하는 시민들에게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애초, 시민위원회는 지난 8월 정례회에서 결정한 사항은 "시를 통해 (주) 대우건설에게 현시점에서 오비일반산업단지 조성계획이 안정공단으로 이전 결정되었는가 공식입장을 달라"고 요구했으며, "가칭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과 조선공단조성이 결합된 사안으로 공단조성 부분이 중심사안이어야 한다"고 이미 결정했다.
또한, 현 오비만의 계획수행이 결정될 경우, 조선공단 부문이 확대되어 동시에 수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향후 전망과 파장
17일 시민위원회에서 결정한 '오비지방산업단지'조성에 대해 찬성한다고 표명했지만, 단서 조항을 두고 있어 논쟁의 소지를 주고 있다.
이 단서조항은 "오비지방산업단지에 더 무게를 두고 있으며,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은 부수적인 것이다"고 말한다.

이와 다르게, 시와 의회, 연초면협의회는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을 우선하고, 6년 뒤 오비산업단지를 지정하여 이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이 문제로 시와 시민위가 어떻게 의견을 모아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