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보안감사에서 현대중공업 직원이 해군 간부로부터 빼돌린 대우조선의 KDDX 설계도를 몰래 촬영해 보관하다가 적발돼, 건국 이래 최대의 방산비리로 일컬어지며 국민들을 충격을 빠뜨렸다. 사건을 담당한 기무사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빼낸 해군과 방위사업청 기밀은 26건에 달했고, 접대 장부도 나왔다고 알려졌다.

이에 기밀유출과 관련된 장교 3명, 국방기술품질원 등 군 관련 민간인 10명, 현대중공업 직원 12명을 포함해 총 25명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군 검찰과 울산지검에 송치됐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산사업이 불법과 비리로 얼룩졌음이 만천하에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사청은 2019년 9월 당초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서 처분 통보 시 감점’하도록 한 기준을 ‘기소유에 처분 또는 형벌 확정시 감점’하는 내용으로 바꿨다. 또 12월에는 현대중공업에 표창을 수여했고, 2020년 5월 KDDX 입찰공고 직전에 현대중공업이 수주받기 유리하도록 기준을 바꿔 '보안우수' 가점을 받도록 했다.

방산의 기밀유출 근절, 방위사업의 보안강화를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불법과 비리를 감싸주고 덮기에 급급했고, 군 기밀을 유출하고 대우조선의 설계도를 탈취하고도 현대중공업은 제재를 받기는커녕 ‘뒷배’를 봐 주는 세력들에 의해 수주에 유리한 기준을 적용받고 수상함 시장을 독점했다.

KDDX 비리 관련 군 장교들과 민간인, 현대중공업 직원 9명 등 관련자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울산지법은 "현대중공업 피고인들이 KDDX 제안서 작성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해 (개념설계) 문건들을 촬영했다", "제안서 작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문건을 제안서 작성 담당 직원들과 공유해야 했다", "피고인들은 현대중공업 내부 서버에 업로드하고 제안서 작성 담당자들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판결했다.

KDDX 설계도 탈취가 본사업 제안서 작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법원 판결로 인정된 것이다. 이로써 "훔친 기밀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방사청 재검증위원회의 판단이 틀렸음이 명백히 증명됐다. 그럼에도 제재는 없다. 불법과 비리로 취득한 권리는 원인무효일 것인데, 방사청은 "판결문 열람금지 조치로 인해 판결 내용 확인을 못해 부정당 제재, 계약 취소 등의 제재를 못한다"고 변명했다. 유죄 판결 받고도 판결문 열람금지 가처분하면 비리 제재를 받지 않는 부조리와 모순, 불공정에 기가 찰 노릇이다.

현대중공업은 2018년 비전 설명회를 열고 '특수선사업 매출 1조 달성'을 호언장담했다. 당시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 부문의 연간 매출은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특수선 분야에서 현대중공업의 유일한 경쟁자는 대우조선해양이다.

이러한 상황의 특수선 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이 불법을 동원해 수상함 수주를 싹쓸이하며 성장하는 동안 대우조선의 특수선 매출은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고 특수선 분야 일감이 없어 타 부서 지원을 검토하는 실정이다.

그동안 대우조선 노동자들과 거제시민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대우조선이 새 주인을 맞아 경영정상화를 기반으로 재도약하면, 지역 경제가 살아날 것 이라는 기대와 희망으로 억울함과 분노를 삼켰다.

그러나 한화의 대우조선 기업결합 심사가 해외 경쟁당국이 아닌 우리나라 공정위에 의해 지연되고 있고, 일부 세력이 이의를 제기하며 딴지를 거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에 거제시민들은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방산사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경쟁제한을 핑계대지 말고 한화와 대우조선 기업결합을 조속하게 ‘조건없이’ 승인하라.

억지를 부려 경쟁상대를 수주전에서 배제시키고 도태시키려 안간힘을 쓰기 전에 자신들의 부도덕함과 불법행위를 반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KDDX 방산비리에 연루된 모든 이들과 불법을 덮어주고 감싸 준 공범까지 일벌백계하여, 방산사업의 불법과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것이 국가안보와 방산산업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의 올바른 매각을 위한 거제범시민대책위는 공정과 상식을 벗어난 행태로 대우조선과 거제시의 미래, 민생에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고, 거제시민은 의지와 역량을 끌어모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밝히며, 감사원 감사청구를 통해 진실을 밝힐 것을 공표한다.

감사원에서 불법과 비리를 철저하게 감사하고 조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2023년 4월 21일 
대우조선해양 올바른 매각을 위한 거제 범시민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