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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뒷걸음질하는 관광거제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한다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가치우선으로 인식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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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5.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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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심리학자 에이브러험 매슬로우(Abraham H. Maslow)는 인간행동의 특성을 생리적 욕구, 안전욕구, 소속과 교감 욕구, 존경욕구, 자아실현욕구 등 5개의 계층단계로 구분하였으며 단계가 높아질수록 본능적인 욕구에서 가치추구형으로 변화한다고 하였다.

다이애나 라세일(Diana LaSalle)은 ‘차별화의 법칙’이란 저서에서 매슬로우 외에 심리학 인간과학 가치론 분야의 여러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인간의 욕구를 육체적 단계, 감성적 단계, 지적 단계, 영적 단계로 구분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안전 생존 편안 쾌적 즐거움 독립 등이 포함되는 육체적 단계, 안녕 안정 관계 소속감 인정 신분 성장 행복 조화 자기표현 정체성 자긍심 등과 같은 감성적 단계, 희소성 탁월 배움 지식 음미 일관성 신뢰 선택 만족 성능 효율 조정 등의 지적단계, 충족 평화 창조 심미 신뢰 성실 자유 사회의식 영적 성장영적 표현 등이 속하는 영적단계로 나뉘어진다.

이와 같이 나누어지는 단계는 시장경제의 시대별 변화의 모습에 대입할 수 도 있다. 시장경제에 있어 20세기 초반은 기업이 중심되고 일반 대중은 소비자가 되며 대량 유통과 소비 과정에서 비용절감과 전문화가 강조되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이후 90년대까지는 시장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가 고객으로 격상하고 서비스와 품질이 강조되는 과도기 즉, 고객의 숫자와 고객만족도가 성공의 열쇠가 되는 시기였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고객이 가치창출의 주체로서 참여하며 고객의 체험가치가 직접적인 비즈니스모델이 되어 이익창출 동인으로 작용하며 어떻게 고객의 충성도를 이끌어 내느냐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품질과 기능은 기본에 속하며 고객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지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관광분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이름난 명승고적을 보기위해 관광객 스스로 찾아오는 형태가 대부분이었지만 얼마 전부터는 유형적인 관광자원과 친절한 서비스는 기본요건이고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이벤트나 축제, 레저스포츠 등을 접목할 수 있는 곳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과 환경의 중요성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웰빙에다 친환경 개념을 더한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개념’이 접목된 관광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기업과 지자체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한번 다녀간 관광객이 지역에서의 관광활동과 체험 과정을 통해 받은 감동은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만들기 때문에 훌륭한 자발적 홍보도우미의 역할까지도 하게 되어 지역의 관광산업 발전의 선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큰 섬에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 곳이며 수산업과 조선산업의 중심도시이자 해금강과 학동몽돌해수욕장, 여차해변과 공곶이, 지심도와 외도를 비롯한 74개의 유∙무인도를 가진 거제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양도시로서의 기본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거제시의 시정목표도 ‘21세기 해양관광도시 건설’을 지향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도 다수의 전문가들이 해양관광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전망하고 있으니 이런 표면적인 사실들을 놓고 볼 때 머지않아 도시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저제시의 관광시장은 IMF 한파로 해외여행수요가 국내관광으로 이동한 1999년의 유치관광객수 410만명을 제외하면 수년동안 300만명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나마 관행이 되다시피한 바가지물가와 불친절, 원성의 대상인 통행세와 자연발생유원지를 포함한 해상국립공원지역의 입장료 징수 등 질낮은 서비스로 인해 관광객의 불평이 입소문을 타고 확대되고 있어 당장 관광객수가 줄어들지나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포장만 요란한 민자유치사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바람에 외도 외에는 마땅한 볼거리나 놀거리가 없다는 불평도 들리고 있다.

이밖에도 불편한 지역 내 교통체계, 유람선의 리베이트 관행, 사업자의 사업장관련 기반시설 투자 기피현상, 부동산 투자열풍을 타고 급상승한 지가, 지역주민들 사이의 이해관계나 환경문제에서 비롯된 잦은 민원 등도 관광거제를 이룩하기 위해 넘어야할 산이다.

거제관광의 현실은 훌륭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기본적인 편안ㆍ쾌적ㆍ즐거움 등과 같은 육체적 단계의 관광객 욕구충족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니 체험이나 가치ㆍ감성과 같은 최고 단계를 관광 사업자나 정책입안자들에게 주문하기가 너무 부담스럽다.

하지만 통영ㆍ고성ㆍ사천ㆍ남해 등 주변의 경쟁도시를 비롯하여 전국의 많은 해양도시들이 21세기 도시발전의 해답을 해양관광에서 찾고 있는 현실에서 마냥 거제관광의 현실을 불평하며 손을 놓고 있을 여유가 없다.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우물 속에서 걸어 나와 과감하게 관행을 털어버리고 관광거제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가치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물리적인 시설확보에만 집중된 관심과 투자를 정책개발과 같은 기본적인 분야로 우선순위를 돌려야 할 것이다.

글 이수호 / 이수호해양개발연구소 (http://oceanlove.com.ne.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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