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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공의 가치'와 '사유의 극대화' 사이의 논란매립, 사회적 합의와 미티게이션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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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5.16  22: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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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무리한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한 건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아직도 해안에서의 개발을 논할 때면 공유수면의 매립부터 생각하는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만난다. 해안 인접지역에서는 민가밀집 또는 경관훼손이나 지형적 이유로, 배후지는 비싼 지가로 적절한 부지확보가 어렵다고 지레 판단한 때문인지 매립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오해를 하는 것이다.

거제지역에서도 도심부에 위치한 대부분의 연안은 이미 매립되었거나 콘크리트 구조물로 뒤덮여 있다. 물론 사정이 이렇게 된 데에는 파도나 해일의 침입과 토사 침식을 방지한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속내는 역시 임자없는 바다를 메워 땅을 확보하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지난 해 신현지역의 부족한 공공용지난을 덜기 위해 독봉산을 들어내고 고현만을 메우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행히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지난 2월초 개발 기본계획(안)을 확정한 ‘지세포 다기능어항계획’에서는 항내 대규모 매립계획이 들어있지 않아 가슴을 쓸어 내렸지만 지금까지도 매립에 대한 일부 주민들의 짝사랑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우리 생활 속에서 바다가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나 될까. 항만ㆍ물류의 핵심이며 환경오염과 육상자원의 한계 등으로 청정에너지의 무한한 보고인 바다의 가치가 갈수록 주목받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은 물론 북한과 해상경계에 대한 분쟁이 수시로 불거져 나오는 가운데 바다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는 있다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산이나 들처럼 생활 속에 녹아있는 존재로 인식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바다는 누군가 그 가치를 강조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인류의 모태라는 사실이 달라질 수 없으며 오랜 역사를 인간과 함께하여 왔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갈 것이다.

전국적인 관심의 초점이 되었던 시화호나 새만금사업 뿐만이 아니라 경남지역의 경우 마산 서항 매립지, 신항을 둘러싼 진해ㆍ부산의 공방, 거제 오비만 매립사업 등과 같이 사업자ㆍ시민사회ㆍ주민ㆍ행정 등이 합리적인 결론을 벗어나 동상이몽으로 갈등을 키운 사례는 흔하다.

과거에 있었던 바다를 둘러싼 크고 작은 분쟁들은 물론 쟁점이 되고 있는 현재의 사안들 가운데 대부분도 논란의 핵심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바다는 먼저 차지한 사람이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소유 또는 기득권을 완강히 표현하고 있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다의 가치는 '인간과 자연의 합일'이라는 입장에 따라 약간은 추상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현행 법률이나 사회관습에 따르면 특정한 누구의 소유가 아니라 후대를 포함하여 모두가 그 가치를 누릴 권리와 그것을 지켜나갈 의무를 동시에 지고 있는 대표적인 공유(公有)의 자산이라고 분명히 규정되어 있다. 비록 허가받은 양식장이나 매립사업 또한 사유(私有)의 대상으로 자유롭게 이용이 허락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자연과 후대로부터 빌려쓰거나 더 큰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 가치의 변경을 양해받은 것에 불과할 따름이다.

몇해전 태풍 '매미'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마산이나 부산은 물론 거제의 여러 해안 매립지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원인은 유례없이 강력한 태풍의 위력 탓도 있지만 매립과정에서 재해방지나 환경가치 보존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공유의 가치를 사유화하여 극대화시키는데 급급했던 것이 보다 직접적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바다 또는 갯벌에 대한 가치평가가 일률적으로 같을 수도 없겠고 개발이 일상화되어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모든 바다를 반드시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굳이 개발론적인 시각이 아니더라도 시대상황이나 지역요소, 사업목적 등에 따라 더 큰 공공의 이익이 가능하다면 바다는 매립이나 특정한 개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견해 또한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바다를 매립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해도 먼저 더 나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개발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절차가 필요하며 이와 함께 바다가 가진 공유(公有)의 가치에 대한 미티게이션(Mitigation)을 위한 대안모색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지나쳐서는 곤란하다.

미티게이션이란 대규모 개발은 필연적으로 환경의 영향을 수반하게 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계획 전에 개발할 것과 개발하지 않아야 할 것을 구분하고 개발을 하더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가능한한 피하거나(Avoiding) 최소화하는(Reducing) 대안을 검토하고 개발하기 전과 같은 동등한 질의 환경을 다른 장소에 대신해서 보상하는 작업(Compensating)을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사업시행 이후 평가에서 강구된 대안의 효과가 불충분할 경우 추가 미티게이션을 실시하는 개념까지를 포함한다. 따라서 바다나 갯벌과 같은 공유의 공간을 대상으로하는 사업에서 법률적인 강제관계를 떠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매립사업들의 경우 '임자없는 땅에 말뚝박기'처럼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먼저 더 나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인지에 대한 행정기관ㆍ사업시행자ㆍ지역주민ㆍ시민단체 등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미티게이션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주문하고 싶다.

모든 자연이 그러하겠지만 바다 또한 신중히 대해야 한다. 아니 히말라야를 오르는 산악인들처럼 겸허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더 바른 표현일 것이다.

글 이수호 / 이수호해양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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