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11일 오후 7시 30분 고현교회에서 개최된 '나라사랑 구국기도회'에 참석해 오후 8시 30분부터 9시 20분까지 약 50분간에 걸쳐 신앙간증연설을 했다. 다음은 연설 내용이다.
 
위기극복에 앞장서는 그리스도인
   (본문: 이사야   41:10)

여러분! 반갑습니다.

말씀드리기에 앞서 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으신 거제시민 여러분과 성도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의 이 고통을 꿋꿋이 딛고 일어나, 부디 용기와 희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조속한 복구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사랑하는 거제지역 성도 여러분!

먼져 반세기에 걸친 저의 정치생애 동안 언제나 헌신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고,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되어주신 이곳 거제에서 신앙간증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거제는 저의 고향입니다. 1954년, 여러가지로 부족한 저를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우리 역사상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준 곳이 바로 고향 거제입니다.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깨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거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성지입니다. 우리 국민이 32년간의 군정을 종식시키고, 이 땅에 문민민주정부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거제시민과 성도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거제시민 여러분에 대한 고마움을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거제시민 여러분과 성도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나라가 큰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 때, 언제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시는 거제지역 성도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대단히 뜻있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렇게 귀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나라사랑기도회 진형봉 목사님과 김병태 장로님, 고현교회 박정곤 목사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듯이 지금은 위기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가 전쟁과 불황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요사이 우리 국민 가운데 나라의 장래를 심각하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철럼 지금은 참으로 위기의 시대 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에게 위기의 시대야 말로 참다운 신앙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항상 깨어 있어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최선의 길이요, 승리의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독실한 신앙과 기도는 이 시대에 우리가 지탱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선택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의 기도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신앙의 힘은 참으로 크고 위대합니다. 평생 험난한 정치의 길을 걸어온 저에게 신앙의 영향은 절대적이요, 기도응 삶의 귀중한 자산이었습니다. 부모님의 기도와 교회지도자들의 가르침은 지금까지 제가 커다란 결정을 내릴 때 마다 중요한 지침이 되었습니다.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던 '83년, 저는 전두환 군사독재에 대항하여 목숨을 걸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23일 간의 단식투쟁을 하였습니다. 이것 역시 하나님을 향한 간구의 기도요, 윤보선 전 대통령의 간청과 김수환 추기경의 침묵 격려로 단식을 종료 했지만, 죽음을 무릅쓰고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려는 신앙의 힘 이었습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아 주리라. 참으로 나의 외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오늘 본문으로 정한 이사야 41장 10절입니다. 평생을 두고 제가 가장 즐겨 찾고, 저에게 가장 큰 힘과 용기를 준 성경말씀입니다. 제가 목숨을 걸고 고난에 찬 민주화 투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여러분의 기도와 함께 "두려워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1979년, 제가 야당 총재 때 독재자 박정희에 의해 국회의원직을 제명 당했습니다. 우리 역사에 국회의원이 제명된 일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당시 여러가지 유혹이 있었지만 저는 그 모든 유혹을 뿌리쳤습니다. 그리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잠시 살기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신앙은 저 자신의 삶을 굳건하게 만들었음은 물론, 불의와 부정에 굴복하지 않고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 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 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 왔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의 기도와 성원 속에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에도 저는 하나님께 무릅 꿇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간구 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언제나 우리 국민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에 재임하는 동안 제가 한시도 잊은 적이 없는 것은 청교도적인 정신 속에서 이 나라를 정의로운 나라로 거듭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과거의 비리와 한국병을 청산하려고 결심했고, 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가장 먼저 결심한 것이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선된 그 날 부터 단 한푼의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취임 하자마자 재임 중 일체의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대통령이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우리 정치사에 크나큰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놀라거나 말리기도 했지만,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저는 단 한푼의 돈도 받지도 않았고, 주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일은 과거에도 물론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청와대에서 집무를 시작한 날, 저는 집무실 옆 작은 방을 가득 채우고 있던 초대형 금고를 뜯어냈습니다. 초대형 금고는 과거 청와대에서 얼마나 많은 돈이 오고갔는지를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금고를 뜯어내고 그곳을 서재로 바꾸었습니다.

저는 또 지도자가 솔선수범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대통령인 저와 제 가족의 재산을 공개하였습니다. 재산공개는 정.관계 등 공직사회 전체로 확산되었고, 법으로 만들어져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한층 높였습니다.

다음으로 저는 군사독재의 상징물인 청와대 주변 호화주택, 이른바 안가 열두채를 모두 철거했습니다, 제가 직접 한 두 곳을 둘러보았지만 그렇게 크고 호화로울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곳은 군인 출신
 독재자들이 연일 유흥을 즐기던 정경유착 부패정치의 현장이었습니다. 저는 궁정동,청운동,삼청동의
1만평이 넘는 안가를 철거하고 시민을 위한 공원인 '무궁화 동산'으로 단장해 국민들에게 돌려 주
었습니다.

다음은 군 개혁입니다.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세계 각국의 정부와 언론은 제가 군부와 동거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때 하나회라는 군내 사조직은 언제라도 쿠테타를 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통령을 그만 두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군을 개혁하겠다고 이미 결심하고 있었습니다. 정치군인 세력을 척결하지 않고서는 이 땅에 참된 민주주의를 확립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격적으로 군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하나회를 척결한 군 개혁아야말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토대를 구축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역사바로세우기 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올바른 민족정기와 민주정신을 세우기 위해 역사바로세우기를 추진했습니다. 4.19의거를 4.19혁명으로, 부마사태를 부마민주항쟁으로 재평가하였습니다.
5.18특별법을 제정하여 12.12와 5.18의 반인륜적 군사쿠테타를 단죄했습니다. 또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고 경복궁을 복원하도록 하였고, 중국과 러시아에 흩어져 있던 애국선열들의 유해를 봉환하여 국립묘지에 안장하였습니다.

다음은 금융실명제입니다. 금융실명제를 단행함으로써 우리 사회는 비로소 공정하고 투명한 경제 정의의 틀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금융실명제로 인해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장본인이었던 두 전직대통령의 천문학적 부정축재도 여지없이 드러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금융실명제야말로 개혁중의 개혁이며, 현재 상당히 훼손된 금융실명제를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정치개혁입니다. 저는 통합선거법을 제정하고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풍토 정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전면적인 지방자치제를 실시해 권력을 분산하고 민주주의의 뿌리를 튼튼히 했습니다.

또한 저는 재임 중 세계를 다니며 정상외교를 전개했습니다. 저는 문민정부의 도덕성과 정통성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국익 외교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무한 경쟁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내부의 세계화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저는 대통령 재임 중 공무원시험 날자를 주일에서 평일로 바꾸고, 체코 방문시에는 교회가 없어 수소문 끝에 한 목사를 찾아 주일예배에 임해야 하는 등 종교적인 문제로 많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믿고, 주님께 의지하는 장로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일은 대통령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일이었습니다.  대통령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룸으로써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것이 대통령으로서 가장 으뜸가는 사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성공적이거나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혁에는 아픔도 뒤따랐습니다. 제 자신 언제나 국민여러분과 고통을 함께 하려고 노력했지만 예상지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안타까운 점도 없지 않았지만 저는 재임 중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에 재임하는 동안 저는 항상 신앙의 힘으로 용기와 격려를 얻었습니다. 특히 여러분들께서 언제나 기도로써 성원해 주신 데 대해 지금도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가 잘 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대통령자리에서 물러나 회고록을 집필하면서 저는 개혁이 혁명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역사적인 금언을 몇 번이고  반추해 보았습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저도 이 나라를 위해 참으로 잘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개혁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평범한 각오와 보통의 능력으로는 개혁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혁명보다 어려운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지도자의 솔선수범입니다. 국민들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고 개혁에 동의와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지도자의 비젼과 능력, 도덕성과 솔선수범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참으로 어렵고도 어렵습니다. 온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잃어버린 채 엉망이 되어 가고 있는데도 대통령이란 사람은 나라를 더욱 혼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너무나 무능하고 너무나 불안합니다. 도대체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은 불안해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으로서 권위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함부로 말하고 경솔하게 행동하니 권위가 있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권한이 크지만 그것보다도 대통령은 권위로서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이 이토록 갈가리 분열된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이념과 지역, 계층간의 갈등과 대립이 극에 달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친북좌익세력의 발호가 이미 도를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갔다가는 북한의 김정일에게 나라를 통째로 빼앗기는 사태가 올지도 모릅니다. 해방 이후 최고의 거물간첩이 당당하게 입국하여 국민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비호가 없다면 이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입니까?

경제는 한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고사하고 들어와 있는 기업마져 내쫒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앞 다투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극렬한 파업과 시위에 국민은 넌더리를 지고 있습니다. 오로지 자기 몫만 찿겠다는 아귀다툼만이 있을 뿐입니다. 중산층은 몰락하고 빈부격차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신용불량자는 400만을 넘어 섰고, 미증유의 청년실업으로 이 나라에 미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이삼십대 젊은이들의 반수 이상이 이민을 가겠다고 하겠습니까? 우리나라에는 희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라의 안보 또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대통령 재임 중에 북한 핵문제를 경험했지만 안보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도 북핵위기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무책임한 집권층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몇몇 언론에 그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6.25 전쟁 당시 미국의 젊은이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본 적도 없는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3만7천명이 사망하였고, 10만명이 부상당했으며, 8천명이 실종되거나 포로가 됐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한미관계는 역대 최악의 상황입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의 교육현장은 붕괴되고 있습니다. 지금 학교에서 진정한 자유와 질서를 가르치는 전인격적 교육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잠언  22장 6절에서는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수시로 식언을 하고 천박한 말을 함부로 내뱉고 있는데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겠습니까? 전교조 교사들의 편향된 집단행동으로 교실은 이미 갈등과 투쟁의 현장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또한 그들은 왜곡되고 일방적인 시각을 학생들에게 주입시켜 우리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민대열에 합류하여    한국 대탈출을 감행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교육문제에 있다고 하니 이것이 오늘날 이 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현직군수가 백주에 테러까지 당했던 부안 핵폐기장 문제, 엄청난 돈을 쏟아 붇고도 노선 때문에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는 경부고속철도 문제, 지역과 시민단체의 극열한 대립 이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새만금 문제 등 국가현안이 산더미 같은데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처리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 정권이 국정관리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입니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시급을 요하는 국정은 뒷전이고, 온통 내년 총선에 관심을 쏟고있으니 나라꼴이 엉망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취임 7개월만에 지지도가 10%대로 떨어져 정권말기적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우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헌법에도 없는 재신임국민투표를 하겠다는 것도 엉뚱한 발상입니다. 국민투표는 박정희를 비롯한 독재자들이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치공작으로 악용했던 것입니다. 헌법을 준수해야 할 대통령이 재신임 국민투표란 위헌적 행위를 한다는 것은 탄핵을 받아 마땅한 처사입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이 나라를 대통령이 앞장서서 더욱 어지럽히고 있으니 우리 국민의 불행이요,  국가의 불행입니다. 참으로 나라의 장래가 걱정 또 걱정입니다.

친애하는 성도 여러분!
잠언 29장 18절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하게 행하거니와" 라고 경고합니다. "희망이 없으면 백성은 망한다"는 말입니다. 우리 국민이 식민과 전쟁의 폐허에서 조국을 다시 세우고, 수많은 고통과 고난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향한 전진을 먼추지 않았던 것은 조국의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 어디에서도 국민의 마음을 한 곳으로 묶어줄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조국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습니다. 이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아 기도할 때 하나님의 보좌가 움직여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오늘의  이 집회가 그 시발점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이를 위해 몇가지 말씀을 드리면서 저의 이야기를 맺으려 합니다.

첫째,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테6:33)는 주님의 명령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이 나라의 정치, 경제, 교육,문화 모든 면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성도들이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나라를 위해 언제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대통령 재임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의 기도로 부터 큰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는 기도의 힘이 조국의 장래를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습니다.

셋째, 교회가 사회의 정신적 지도력을 행사 할 수 잇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의 25%가 기독교도임에도 부정과 부패가 줄어들지 않고 도덕적 타락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우리 기독교인의 책임입니다. 교회는 개혁을 선도하는 그치지 않는 샘물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우리 사회의 정의와 진실을 힘있게 말해야 합니다. 기독교인들의 회개와 불의에 항거하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것은 하나님과 역사에 대한 크나큰 죄악입니다.
고린도전서 14장 8절은 "만일 나팔이 분명치 못한 소리를 내면 누가 전쟁을 예비하리요"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한 나팔을 불어야 합니다.

넷째, 지금도 우리 사회에는 고통 당하는 사람들이 많ㅇ이 있습니다. 우리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사회가 위기에 처할수록 어렵고 소외당하는 이웃을 위한 교회의 적극적인 봉사가 더욱 필요합니다. 고통받고 소외 받은 이웃에 대한 봉사는 기독교의 사랑의 정신과
일치하는 것이며. 한편으론 복음을 전파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성도 여러분!

위기의 시대일수록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은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교회는 내 몸을 불살라 어두운 구석을 밝히는 빛이 되어야 합니다. 부패를 막는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일생을 두고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거짓과 위선, 그리고 비겁입니다. 저는 평생 정식과 정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길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많은 순교자를 가지고 있는 자랑스런 교회입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민족을 위해 희생. 봉사해 왔습니다. 저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주님의 말씀에 따라 순교적 각오로 기도하고 행동한다면, 오늘의 위기는 새 역사를 만드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 나라와 국민 앞에 커다란 희망과 승리가 반드시 하나님의 은혜로 약속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신앙으로 위기를 극복한 이 시대의 승리자가 될 수 있기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주 안에서 소망을 가집시다. 꿈을 가집시다. 그리고 용기를 가집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3년 11월 11일
                           

                                     金     泳     三        

     (관련기사)

김영삼 전 대통령 거제서 구국 기도회 

 (거제=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11일 경남  거제를 방문, 고현교회에서 구국 기도회를 가졌다.

    김 전 대통령은 기도회에서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고 평범한 각오와 보통의  능력으로는 이룰 수 없다"며 "참여정부가 잘해 주기를 바랐지만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지도자로서 권위를 잃고 있다"며 "대통령은 많은 권한을 갖고 있지만  권한보다는  권위로써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최근의 경제, 외교문제 등에 대해 현  정부의 실정을 비난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내년 4월 총선때 거제에서 출마예정인 차남  현철(賢哲)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12일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 선영을 참배하고  생가를  방문한 뒤 상경할 예정이다.

YS 거제 선영 성묘후 상경 

  (거제=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경남 거제를 찾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12일 오전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을 찾아 선영에 성묘하고 김한겸 거제시장 등  지역 기관장들과 오찬을 함께 한후 상경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번 거제방문은 지난 5월과 8월에 이어 올해 세번째로 내년  4월 총선때 거제에서 출마할 예정인 차남 현철씨를 위한 지원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이번 방문 동안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공식 석상에서 참여정부를 비판했을  뿐 현철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