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이금숙씨 |
|
| |
우리는 늘 캄보디아를 생각하면 영화 ‘킬링필드’를 떠올린다. 그리고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앙코르 왓’을 기억한다. 킬링필드가 죽음과 학살과 고통의 산물이라면 앙코르 왓은 신과 우주와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캄보디아는 그런 곳이다. 신과 죽음과 현대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칙칙하면서도 외면하기 힘든 생명과 부활의 신비가 깃들어 있는 땅. 여행자들이 우선 캄보디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수도 프놈펜으로 직항하던지 아니면 베트남이나 태국, 라오스를 경유해야 한다.
부산에서는 주2회 운항하는 베트남 항공을 통해 호치민시를 경유 씨엠립으로 갈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태국을 경유해서 육로로 캄보디아를 갈 수도 있다. 수도인 프놈펜은 톤레샵호수와 메콩강, 바삭강의 접합점에 위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여행객들은 프놈펜보다는 캄보디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씨엠립을 더 많이 찾는다. 이유는 씨엠립에 그 유명한 앙코르 왓이 있기 때문이다. 앙코르 왓은 9세기부터 15세기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인도차이나 반도와 태국의 일부를 지배했던 크메르인들이 독자적인 우주관과 신앙심을 바탕으로 앙코르 제국의 수리야 바르 2세가 힌두교의 비시뉴신과 일체화한 자신의 묘로 건축한 사원으로서 웅장하고 정교한 건축물은 그곳을 직접 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을 만큼 경이로움 그 자체다.
| |
 |
|
| |
| |
▲ 전설의 유적지 앙코르 왓 |
|
| |
한 때 프랑스의 식민지로 있었던 이유 때문에 캄보디아의 모든 법과 사회규범은 프랑스식이다. 호텔도 그렇고 공항의 수속과 절차들도 프랑스식이다. 그래서인지 그 곳 사람들의 습관도 동양적이기보다는 서양식에 더 가깝다. 시내를 둘러보면 아직도 우리나라 60-70년대 농촌을 연상하게 하고 폴포트 정권 당시의 피폐해진 모습이 역력하지만 현대화의 진행속도가 서서히 몰려오고 있는 시내를 제외하면 얕트막한 건물들과 곳곳에 산재한 사원들로 인해 불교문화의 성지답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그런 나라다. 사계절이 여름인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지역의 기후와 우리나라의 계절을 먼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기보다는 건기시기를 맞춰 여행을 떠나는 것이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첫째 조건이다.
| |
 |
|
| |
| |
▲ 똔레삽 호수 수상마을 |
|
| |
소승불교국가인 캄보디아는 현재 입헌 군주제로 크메르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10 수년간 내전의 종식과 더불어 정국안정의 기대감 속에서 여행자와 외국투자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인지 공항을 가보면 눈에 띄게 외국인 여행자들의 방문이 늘고 이에 따른 공항관리들의 업무모습도 갖가지다. 중국처럼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나라. 입국비자를 받더라도 돈만 있으면 수속도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게 캄보디아 공항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원칙을 고수하는 외국인들과 심심찮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관리들을 볼 때면 좋은 게 좋다는 우리 여행객들의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어서 웃음이 절로 난다.
씨엠립 주변의 호텔들은 그런대로 묵을만하다. 수영장도 있고 식사도 아침은 뷔페식이라 별 무리가 없다.
순박한 크메르인들은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가난을 우리들처럼 힘들어 하지도 않고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산다. 흙먼지가 날리는 시내에서 앙코르 왓을 가기 위해서는 앙코르제국의 고대도시인 앙코르톰과 그 일대를 지나가야 한다. 앙코르 톰은 ‘큰 도시’를 의미하며 기존의 사원과 왕궁등의 주위에 자야바르 7세가 성벽을 세움으로서 왕성을 요새화 하는 역할을 했다. 총 면적이 144킬로평방미터 외각으로 폭 100미터의 해자로 둘러쌓여 있다. 예전 제국시절에는 약 100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이 도성안에 살았다고 하니 가히 짐작할만하고 그 안에 비이욘 사원과 레퍼왕 테라스, 코끼리 테라스, 바푸온 사원등 유명한 유적과 사원들이 남아있다.
| |
 |
|
| |
| |
▲ 앙코르 톰 입구에서 필자 |
|
| |
또 앙코르 왓은 1860년 프랑스의 동식물 학자인 ‘앙리 무어’가 발견하여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 600년이 넘게 원시림 속에 파묻혀 있던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이자 아직까지 그 건축기법이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을 만치 불가사한 건축물이다. 1999년 여행전문지 트레블러지가 선정한 여행자들이 살아생전 가봐야 할 50대 유적 중 가장 으뜸으로 쳤던 앙코르 왓은 신과 우주와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신앙심을 갖게 한 곳으로 그 만큼 앙코르 왓이 주는 감명은 세계 그 어떤 유적보다도 뛰어나다고 할 만하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 왓은 사암으로 건축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우리말로 ‘왓’은 사원이란 뜻인 이 앙코르 왓은 사방둘레가 1.5킬로미터에서 1.8킬러미터의 해자로 둘러처져 있고 중앙입구에서 사원내까지는 355미터의 긴 보도가 중앙탑까지 세 겹으로 둘러싸여 있어 사원이라기보다 동양의 왕궁을 연상하게 한다. 긴 보도와 전 벽면을 조각으로 만든 세 개의 회랑을 지나면 5개의 탑으로 둘러싸인 64미터의 중앙 탑에 도착한다. 불교 승려들과 기도하는 사람, 관광하는 사람들로 바람 한 점 없는 사원은 침묵 속에 향내 때문인지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다. 특히 앙코르 왓과 비이욘 사원을 둘러본 관광객들은 우리가 영화속에서나 보아왔던 54면상의 자애스런 미소와 섬세한 조각술에 탄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 |
 |
|
| |
| |
▲ 티즈롬사원에서 |
|
| |
특히 사원곳곳에 미친 자연의 힘이 인간의 정신력과 성취감을 얼마나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는지는 바이욘 사원과 바푸온 사원, 피메나카스 사원을 둘러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먼 옛날 인도차이나를 지배했던 앙코르 제국의 건축술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거대한 밀림속에다 왜 이런 사원을 건축했을까 하는 사람들의 반문에 정확한 해답을 줄 수는 없지만 600년이 넘도록 정글속에서 무화과나무와 열대식물 속에 뿌리박힌 채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사원의 모습에서 가벼운 요즘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3km가 넘는 앙코르톰 도성과 남문, 앙코르 왓, 바이욘 사원, 바푸온 사원등 고대 유적지를 둘러보며 지금 최첨단 과학 기술을 자랑하는 인간의 능력으로도 감히 풀어내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본다.
| |
 |
|
| |
| |
▲ 티조롬 사원에서 |
|
| |
이제 여름이 한풀 꺾이면서 해외로 발길을 돌렸던 많은 관광객들이 이제는 일상의 생활속에서 삶을 재충전하고 있다. 어느 여행자가 이번 여름 휴가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전쟁이었다”고 표현할만큼 동남아와 중국, 호주, 일본 큐슈지방은 우리나라 사람들로 넘쳐났었다. 그러나 여행은 사람들이 붐비는 성수기보다 오히려 비수기를 택해 여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비수기에는 호텔, 관광지, 식당에서까지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는 이 점이 있기 때문이다. 잠시 비수기에 접어든 절호의 찬스를 맞아 조금은 쓸쓸하기도 한 조용한 사원, 또는 이름 모를 해변에서 나만의 여유와 낭만의 시간을 찾아 떠나보자. 그리고 그 곳에서 나를 되돌아보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캄보디아 여행정보 : 수도/프놈펜, 언어/크메르어, 종교/소승불교, 시차/한국보다 2시간늦음, 화폐/미화1달러에 약 3.80리엘, 인구/1.300만명, 전기/통상220볼트, 기후/열대몬순, 건기시기 11월부터 2월 사이, 여권 6개월이상 유효기간, 비자/현지도착비자가능 1인당20불 사진1매,1개월 단수 또는 복수비자가능, 현지공항세 25불, 볼거리/압사라 민속쇼, 싱글룸차지 1박당 1급 20불,특급 35불예상
<자료제공 : 이금숙 세계항공 여행사 거제지사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