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일논란을 빚고 있는 시인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1908-1967)에 대해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청마의 친일혐의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예총 통영지부와 통영문인협회 등 통영.거제지역 20여개 문화예술단체는 26일 오전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소한 자료 하나만 가지고 청마를 친일파로 몰 수는 없다"고 밝혔다.
문단에서는 그의 시 '들녘', '전야', '북두성'과 고향 통영을 떠나 만주에 있을 당시의 행적에 대한 친일논란이 계속됐고 지난 10월 박태일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1942년 만선일보(滿鮮日報)에 청마가 쓴 '대동아전쟁과 문필가의 각오'란 일본 제국주의를 옹호한 산문을 새로 발굴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해룡 통영예총 회장은 "문제의 작품은 당시 만주지역 유일 한글신문이던 만선일보가 유치환을 비롯해 안수길(安壽吉), 조학래(趙鶴來) 등 10명의 작가들에게 차례로 원고를 받아 게재한 산문"이라며 "문장과 문투, 맞춤법, 띄어쓰기 등이 초등학교 수준으로 국어교사를 했던 청마의 글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대상황으로 볼때 청마가 원고를 직접 써 줬다면 마지못해 냈을 것이고 원고를 내지 않았다면 편집실에서 문틀을 잡아 청마의 이름을 도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문단 일부에서 주장하는 '전야'와 '북두성' 등 그의 다른 시들도 '시를 시로 해석하지 않고 매스를 가해 마음대로 해부하고 오진(誤診)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청마의 친일논란이 계속되자 통영시의회가 청마 관련 토론회를 내달 초 개최하기로 한 것과 관련, 김열규 서강대 교수와 홍정선 인하대 교수, 소설가 복거일씨 등을 토론자로 내세워 청마의 친일혐의가 허구라는 사실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