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창립식에서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된 이성보 이사장은 기념사업의 추진계획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 애란정신 보전관리 사업으로 81년도에 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난재배이론서로 향파선생이 저술하신 「동양란 재배와 감상」을 복간하고 향파난문화상을 시상키로 하였으며.
둘째, 난 역사 발굴 보전사업으로 향파난실 복원과 난역사 박물관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1975년도 건립한 30평규모의 향파난실은 우리나라 최초의 난전문 유리온실이며 향파선생이 직접 설계시공한 것으로 원형 그대로 복원키로 하였고 난 관련자료를 수집 발굴하여 난 역사박물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셋째, 난문화 관련 사업이다. 애란공원 조성, 세미나 개최 등 거제시와의 긴밀한 협조로 1만 평 이상의 애란공원을 조성하여 거제를 난문화의 메카가 되도록 힘을 모으고, 난 관련 학술세미니와 심포지움을 개최하는 등 난 문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기념사업을 추진함에 소요되는 재원마련을 위한 사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1915년 우리 고장 하청 사환마을에서 출생한 향파 김기용 선생은 17세에 난에 입문하여 56년 간 애란생활을 하다 74세인 1988년에 작고했다.
한국 난계에서 ‘사표’로 추앙받고 있는 향파 선생은 김해 농업학교에서 수학하는 기간을 제외하고는 평생동안 향리에만 묻혀 살면서 한국란의 가치를 일구어내고 난 재배이론을 정립했으며, 난분과 식재를 개발하는 등 한결같은 애란생활을 통하여 난인의 길을 몸소 보여주었다.
이날 참석한 전국의 애란인들은 고현만 매립지에 있는 선생의 애란비를 참배하고 자연에술랜드를 관람한 후 향후 기념사업의 추진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회원 詩>
회원시 풍 란 (風 蘭) 서 창 윤 (거제난우회 회원)
모진 추위 이긴 봄에 피는 꽃만 아름답던가요. 땡볕에 마알간 나신을 굽고 있는 풍란은 아름답지 않던가요. 이슬 한 모금으로 갈증을 푸는 작설같은 잎새는 얼마나 당당하던가요. 달디단 향내를 사방천지에 드날리는 학을 닮은 하이얀 꽃이파리는 또 어떻구요.
아! 내 황혼길에 따라나설 동반자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두말 않고 풍란을 꼽을랍니다. 따스한 봄볕에 감사할 줄 알고 물기 머금은 바람에도 고맙다 절하는 거제도 갈고지 해금강 천길 벼랑에 뿌리내린 그 풍란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