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북극해 등 4개의 큰 바다가 있다. 이 바다들은 모두 이어져 있고 육지의 면적보다 훨씬 커서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며 평균 깊이는 약 3,700m나 된다. 바다의 밑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육지의 산맥이나 계곡처럼 굴곡이 있다. 가장 깊은 곳은 북서 태평양의 마리아나 해구로 그 깊이가 11,022m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가 8,848m인 것을 생각하면 바다가 무척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다의 탄생

바다의 생성을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 처음 지구가 형성되는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46억년 전 '미행성'이라 불리는 소천체가 충돌과 합체를 되풀이하여 원시지구가 형성되었고 원시지구는 미행성의 충돌 에너지에 의해 고온이 되고, 암석이 녹아 마그마의 바다가 되었다. 미행성에 함유되어 있던 수증기의 일부는 마그마에 녹고, 나머지는 다른 휘발성 가스와 함께 원시대기를 형성하였으며, 고도 약 300km인 곳에서 구름이 생겼다. 미행성의 충돌에 의하여 원시지구는 성장하고, 현재의 크기에 가까워질 무렵에는 미행성의 충돌은 줄어들었다. 그 결과 대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구름이 두꺼워지면서 구름의 바닥은 지표에까지 도달하였으며 그렇게 되자 원시대기의 80%를 차지하는 수증기가 비가 되어 지표에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연강우량이 10m를 넘는 호우는 1000년이나 계속되었다. 그리고 약 45억년 전, 지표를 덮는 바다가 나타나게 되었다. 이것이 첫 번째 바다 탄생의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지구 형성의 최종 단계에서 'giant impact'라 불리는 천체 충돌이 일어나 달이 형성되었다고 생각되고 있다. giant impact가 일어나면 충돌에너지에 의하여 순식간에 증발하여, 수증기가 우주 공간으로 흩어져 버린다. 바다를 만들 재료가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giant impact 다음에 혜성이 바다의 물을 운반해왔다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나와 있다. 혜성은 그 80%가 물이고, 혜성과 바닷물의 중수소 비율이 비슷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혜성만으로 바다를 형성하는데 충분한 양의 물을 운반할 수 없다.

또, 물과 함께 탄소나 질소를 대량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대기 조성이 맞지 않게 된다.

최근 giant impact는 원시지구가 약60%까지 성장한 때에 일어났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giant impact로 바다가 증발하여도 그 이후에 충돌해 오는 미행성에 의하여 다시 바다를 형성하는 데 충분한 물을 운반할 수 있다. 그래서 바다를 형성하는 데 충분한 물을 운반할 수 있다. 그래서 바다 탄생의 시나리오로서 '호우설'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바다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서해·남해·동해바다는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어장으로서, 해상 교통로로서, 산업공단으로서, 해양과학연구기지로서, 해상국방 방어의 장으로서 등등 바다의 이용도는 매우 다양하다. 옛부터 중국과의 문화교류와 교역 면에서 두 나라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온 서해·남해바다는 비교적 가까운 지질시대까지 하나의 육지로서 연결되어 있었다. 현재부터 약 1만 8천 년 전인 최종 빙하기 이후부터 지구의 기후가 점차 따뜻해짐에 따라 남극·북극 등지의 빙하가 녹기 시작하였고 1만 1천년 전부터 약 5천여 년에 걸쳐 서해, 남해로 바닷물이 차기 시작하여 발해만까지의 육지가 현재처럼 물이 가득 차게 되었다. 서해는 깊이가 100m를 넘지 않는 비교적 얕은 바다인데 육지였을 당시에는 들판으로 존재하였을 것이다. 서해 (황해)의 면적은 현재 약 50만 km2에 달하며, 중국 양자강 (Yangtze River)과 제주도의 이북을 서해, 이남을 동중국해라고 구분하고 있다. 서해의 평균수심은 50m 이하이며 최대 깊이가 100 m보다 낮은 반폐쇄적인 바다이다.

서해는 바닷물의 색갈이 누렇다고 해서 황해라고도 부르는데 영어로는 “Yellow Sea"로 표현된다. 물론 글자그대로 황색을 띄고 있는 것은 아니나 수심이 얕고 조류가 강한데다가 중국대륙의 황허강으로 부터의 퇴적물의 유입이 많아 동해나 남해에 비해 훨씬 혼탁한 것이 황해라고도 불리게 된 것이다.

남해는 기본적으로 120m 이내의 천해로 서해와 비슷하지만, 대부분이 암석질 내만을 가지고 있는 점이 서해와 다르다. 남해는 연안역의 니질퇴적물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사질퇴적물로 구성된 평탄한 대륙붕 지역으로, 동중국해를 지나 오끼나와 해구와 연결된다. 특히 남해는 과거 빙하기 이후 해침의 영향을 직접 받아 연안에는 수많은 섬들이 산재하는 다도해의 특징과 함께 수많은 내만이 존재한다. 탄성파탐사에 의한 조사결과는 내만 기저부  (대부분이 백악기 화산 쇄설성 암석)에는 30m 이상에 달하는 두꺼운 퇴적물로 덮여 있다.

동해는 서해와 남해와는 '출생성분'이 다르다. 서.남해가 대륙지각의 낮은 곳에 바닷물이 들어온 것이라면, 동해의 북쪽 밑바닥은 주로 해양지각으로 이뤄져 있다. 즉 대륙과 해양의 지각이 맞부딪치는 대륙 주변부에 위치해 격렬한 지각변동을 겪으며 탄생했다는 것이다.  

동해도 수천만년 전까지는 육지였다. 그러다 지금의 함경산맥과 태백산맥을 잇는 산맥의 동쪽 지각이 뒤틀리면서 서쪽은 현재의 산맥과 고원으로 점차 솟아오르게 되었고 동쪽은 계속 가라앉으면서 깊은 바다로 변했다. 따라서 동해는 해안으로부터 3~7km 정도만 나가도 깊이가 1,000~3,000m까지 깊어진다. 특히 동해가 바다로 변한 과정은 지질시대를 통해 지체구조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재 동해바다는 한반도와 일본열도 사이에 위치하며 평균수심이 1,684m, 최대수심이 4,049m, 면적 1,007,600km2 인 서태평양에 위치한 전형적인 주변해로 유라시아, 태평양, 그리고 필리핀판들의 복잡한 경계면 사이에서 판구조적 운동에 의해 형성된 전형적인 배호분지이다. 이곳은 4개의 얕은 해협인 타타르해협 (130m), 소야해협 (55m), 츠가루해협 (130m), 대한해협 (130m)을 통해서 오호츠크해, 북태평양 그리고 남해, 동중국해로 연결된다. 동해는 중앙의 대화퇴 중심으로 북쪽에 수심 3,500m가 넘는 일본분지가 넓게 형성되어 있으며 남쪽으로는 동서방향으로 최대수심 2,000m가 넘는 울릉분지와 대화분지가 각각 존재한다. 동해의 우리나라 연안은 좁은 대륙붕으로 특징 지워지며, 바깥쪽으로 갑자기 깊어지는  대륙사면을 지나 울릉분지와 연결된다.

동해 탄생의 서막은 약 5천만년 전 남극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인도가 아시아 대륙과 충돌한 데서 열렸다. 동아시아 대륙은 태평양 바다 밑에서 새로 생긴 해양지층이 일본 서쪽에서 대륙지층 밑으로 파고 들어오면서 남쪽으로 당기는 힘을 받고 있었는데 이 충돌의 여파로 위로 끌어당기는 힘을 받게 되자 한반도와 일본 경계지역에서 갈라지기 시작했다. 신생대 제3기 올리고세 후기에서 마이오세 전기인 약 2천8백만년 전의 일이었다. 당시 일본은 오늘날과 같이 끊어지지 않고 막대처럼 밋밋한 형태였으며 한반도와 함께 동아시아 대륙에 붙어 있었다.

특히 2천3백만년 전부터 1천8백만년 사이 일본의 서남부가 아시아대륙에서 떨어져 2백50∼3백도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오늘날 동해의 심층부를 이루는 울릉·일본·대화분지가 생기는 등 동해의 기본 틀이 갖춰졌다. 일본 북동부는 반시계 방향으로 약간 회전하면서 남하했다. 이때 한반도에서는 양산단층과 후포단층 사이에 끼여 있던 경주·울산·부산 일대가 양산단층선을 따라 남쪽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변동이 일어났다. 그 바람에 포항·영덕 앞 바다엔 깊은 분지가 생겨났다. 그 뒤 1천5백만년 전 부터 3백만년 전 동안은 일본 남서부와 북동부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부채꼴 모양의 동해와 활처럼 휜 일본열도를 이루게 됐다.

지각의 확장에 의한 동해바다의 열림은 1천2백만년 전 필리핀해 판이 북쪽으로 밀고 올라오면서 끝났다. 동해를 위·아래에서 잡아 당기던 힘은 누르는 힘으로 역전됐고, 동해는 오늘날의 모습을 한 채 확장을 멈추게 되었다. 1만 8천년 전 최종빙하기 때에는 해수면이 현재보다 약 120m-140m 정도 낮아져 동해는 고립된 바다로 존재하였다가 지구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다시 바닷물이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6천년 전 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동해바다는 현재의 모습대로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탄생의 역사를 서로 달리하면서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동해·서해·남해 바다의 생성역사를 더욱 더 정확히 해명하고 지질시대를 통해 반복되는 역동적인 지구의 변화모습을 밝히고 미래의 바다의 진화모습을 과학적으로 예견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바다를 아름답고 풍요롭게 이용하고 가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가까운 미래의 바다모습은?
최근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인 1750년에는 280ppm이었으나 최근에는 370ppm으로 31% 증가하였다. 2100년에는 540∼970ppm으로 예측하고, 평균기온은 1.4∼5.8°C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2100년에 기온은 지금보다 평균 3.5∼4.4°C 상승하고 강수량은 10∼15% 증가하며 금후 50년부터 100년 후에 해수면이 1∼3m정도의 상승이 예견된다. 이렇게 되면 바다가 육지쪽으로 더욱 진입하고 바다 생태계 변화는 물론 임해공단 및 주거지역에 막대한 피해가 있을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우리가 인위적인 인간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를 최대한 억제하여 자연계의 변화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