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시가 조례 벗어나 공공성 없는 기업체에 개발행위 허가 내주는 것은 문제”
조선산업 지원이 조례나 법규정 보다 더 우선?
시가 스스로 산지경사도 규정 무력화 시키는 역행
거제시가 도시계획 조례 기준을 넘은 산지경사도 23도인 장평동 산 167 등 2필지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개발행위허가를 내줘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거제시도시계획위원회가 조례상 개발행위허가 기준(산지경사도 20도)을 넘는 삼성중공업 협력사 기숙사 건립 계획안을 처리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이는 시가 스스로 '조례상 산지 경사도 규정 무용화'를 일삼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줄기차게 시의회 등을 통해 산지경사도 완화를 이뤄 사원들의 기숙사 건립을 시도해 왔으나 조례상의 규제와 언론 등 시민 여론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산지를 이용 기숙사 건축을 시도해 온 사업체들의 기존의 주장과 이번 결정이 맞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지 경사도 규정으로 난개발 방지를 도모하려는 범국가적 차원 의지는 불필요한 행정 규제란 말일까?

거제시 도시계획조례에는 개발행위허가 대상 토지의 평균 경사도는 20도 이하로 ‘산지관리법’을 준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허가 대상지 항공사진

이 같은 조치는 시가 지금까지 개인에게 자연녹지에 대한 개발행위허가를 내줄 경우 조례를 근거로 산지경사도 20도 미만에만 엄격하게 적용했던 관례를 깬 것으로 명백히 특혜논란을 불러올 소지가 있는 것이다.

장평동번영회는 공익과 공공성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가 협력사 기숙사 부지에 대해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개발행위허가를 내주는 것은 특혜 우려 등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거제시 도시계획 조례 제25조(개발행위에 대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는 ‘법 제59조제2항제3호에 따라 주거·상업·공업지역에서 시행하는 개발행위 중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자연녹지는 심의 대상이 아니다. 즉 심의 대상이 아니나 더 엄격한 규제를 받는  자연녹지에 대해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허가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

권정호 도시과장은 이에 대해 “도시계획 조례 제25조 규정(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따라 개발행위를 허가하는 경우에는 산지경사도를 적용하지 않는다”며 “지역발전을 위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서 기숙사 건립을 신청하는 것에 한해 이번만 개발행위허가를 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조선업으로 생기는 수혜를 다른 시민들 보다 더 누리고 있는 협력업체 대표들이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해 평지 보다 싼 산지에 집을 지음으로써 거제시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경관을 망가지게 하는 일에 그렇게 수월하게 동의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혔다.
 
권 과장은 “삼성중공업이 있는 장평동 지역의 경우 협력사들이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는 원룸의 임대료(월세 30만~60만 원)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심의에 통과된 기숙사가 준공되면 삼성중공업 사내에 있는 140여 개 협력사 중 28개 협력사 사원들이 한 달에 1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삼성중공업 협력사 대표는 “삼성중공업 기성금에 협력사 사원복지를 위한 기숙사비까지 포함돼 있어 업체에서 도심지 주변에 필요한 부지를 매입, 직접 기숙사를 건립하는 등 숙소난을 해소하고 있다”고 했다.

장평동번영회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세계 경기 침체로 장평동 등 고현지구에 원룸 공실이 많았으나 최근 해양플랜트 수주 증가로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모처럼 임대료를 제대로 받고 있는데, 시에서 조례까지 무시하면서 기업체에 개발행위 허가를 내주는 것은 지역경기를 또다시 죽이는 것”이라고 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한편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기숙사는 거제시 장평동 산 176 등 2필지에 연면적 3만249㎡, 144가구 864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신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