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골프장 항공촬영 동영상(참고)
계룡산골프장은 주민들의 관심과 무관심을 오가는 사이 90만 제곱미터 면적의 산등성이 전체가 훼손되고

문제의 설계변경으로 인한 환경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주민들은 사후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였고 조만간 조사와 평가가 진행될 전망이다.  최종적인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겠지만 미리 예상되는 몇 가지 문제들로는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 오염, 농업용 저수지의 오염, 농약 등 골프장 오염원으로 인한 거제만의 해양오염 등이 거론될 수 있다.

골프장 사업자는 애초 계획에서 골프장에 사용하는 유지용수를 위해 지하수를 두 곳만 파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어기고 추가로 여러 곳에 구멍을 뚫어 관정을 박았다. 익히 아는 바처럼 골프장은 호텔 다음으로 물사용량이 많은 산업이다. 산자락 전체를 잘라내다시피 파내고 심는 외국산 잔디를 관리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잡초들이 자라지 못하도록 제초제와 농약을 주기적으로 살포한다. 골프장 곳곳에 판 지하수 관정은 지하수를 고갈시키는 원인이 됨과 동시에 지하수가 빈 자리에 오염물질이 쉽게 유입될 수 있도록 만듦으로써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재 골프장 일대 주민들 다수가 지하수나 하천 표층수를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주민들의 생활불편과 환경권 훼손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계획에도 없던 지하수 관정은 원상복구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안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골프장은 어떤 편법을 동원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버젓이 농업용 저수지 두 곳의 상류에 위치하고 있다. 입지상 골프장이 들어설 수 없는 자리란 얘기다. 그 결과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화학물질과 비점오염원은 배수로나 물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저수지로도 유입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저수지는 녹조로 뒤덮힌 모습을 하고 있고, 저수지 주변의 하천은 흙탕물로 오염되었다. 지금은 흙탕물 정도지만 본격적으로 잔디를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농약 등 화학물질 축적, 기타 비점오염원 등으로 수질악화는 생각보다 심각할 수도 있다. 사업자가 사업예정지를 일부 설계변경하면서 옥산저수지까지 추가로 오염피해를 입고 있는데, 애초 저수지 위쪽에 사업허가를 신청한 업자나 이를 묵인한 행정이나 모두 비난과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계룡산 골프장은 90만제곱미터 면적의 산림이 훼손된 상태이다. 산이 가지고 있었을 여러 가치들도 함께 훼손되었다. 물저장, 오염정화, 토사유출방지, 이산화탄소흡수, 휴양과 치유, 경관조명, 생물다양성보전 등 우리나라 산림의 가치는 연간 109조를 넘는다 한다.

개략적으로만 보더라도 헥타르 당 1천만원 이상의 공익적 가치가 있는 셈인데, 계룡산 골프장으로 인해 10억원의 가치를 잃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지하수와 바다의 오염, 하수처리와 오염관리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 등 매년 부담해야 하는 비용 또한 얼마가 될 지 생각만해도 첩첩산중이다.

이번에 주민들의 요구로 실시될 사후환경영향평가는 이상의 몇 가지만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이미 훼손된 자연을 원상태로 되돌리기 힘들다 하더라도 잘못된 설계변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피해는 사업자가 책임지고 원상복구하거나 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설계변경 시 행정관청이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여 피해를 조장한 측면이 있다면 행정도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현대산업개발의 하수관거 불법시공도 애초 계획에 없던 설계변경으로 이득을 챙기려던 기업의 부도덕함에서 비롯되었고, 행정에서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것임을 감안할 때 이번 계룡산 골프장 인허가 과정도 면밀히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법과 약속을 어긴 것들이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원인을 제공한 이들이 져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