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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상균] 거제 방문 고려인과 동행하며…경남매일 제2사회부 남부지역 본부장
거제타임즈  |  geoje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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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15  15: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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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매일 제2사회부 남부지역 한상균 본부장
세계 각국으로 흩어진 유대민족을 의미하는 디아스포라. 성서는 북왕국 유대민족은 시리아에, 남왕국은 바벨로니아에 멸망한 이후 이집트와 팔레스틴 인근으로 흩어진 것을 기록하고 있다.

나라 잃은 백성의 이산(離散)은 우리 민족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디아스포라는 에니깽, 까레이스키로 불리며 남아메리카, 연해주 등지를 비롯해 현재 세계 175개국에 약 800만 명이 흩어져 있다. 우리 민족은 세계 최대 이산민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거제기독교계는 디아스포라 재외동포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46명을 거제시로 초청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이들을 고려인으로 부른다. 이번에 방문한 고려인은 주로 3, 4세대. 모두 꿈에 그리던 할아버지 나라를 처음 방문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할아버지의 조국, 88올림픽이 열렸던 나라, 이제는 상당히 잘사는 나라라고 알고는 있지만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막연히 꿈에 그려본 나라”였다고 방문 자체를 놀라워했다.

이들이 안타까워 하는 것은 같은 민족인데 한국말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동포를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어 학과에서 우리말을 익혔다는 통역사도 중앙아시아 이주역사를 표현해 내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너무 안쓰러웠다.

왜 우리말을 할 수 없을까. 1세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러시아말을 몰라서 한국말을 썼고 언젠가는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희망으로 자식에게 한국말을 가르쳤다. 3, 4세대는 그곳에서 직장을 구해야 하고 생업을 영위해야 하기에 자연히 러시아말을 배울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주로 연해주로 이주해 간 동포들의 후손이 대부분이다. 소련이 변방 개척을 위해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정책에 편승해 1800년대 말과 한일합방 직전까지 연해주는 우리 민족의 주요 이주지였고 일제 강점기에는 임시정부를 돕는 독립전초기지로 성장했다.

사할린은 경남북의 우리 선조들을 징용으로 보내 석단과 석유를 채굴하는 인력으로 사용한 곳이다. 해방은 됐지만 길이 막혀버린 이곳 동포들은 사할린에 머물거나 징용에서 도망쳐 연해주로 이주했다.

그러나 1937년 스탈린의 소수민족분산정책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면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에 정착했다.

다행히 56년만인 1983년 고르바쵸프에 의해 한인 복권령이 내린 이후 제법 자유스럽게 한인사회를 이루며 한민족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단다.

이스라엘은 이미 오래전 디아스포라 지역에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립해 자국민 수준의 정책을 시행하고 원하는 사람은 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도 손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다. 위정자들의 잘못으로 나라를 빼앗기고 유리하다가, 혹은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다고 조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디아스포라가 된 고련인들.

권민호 거제시장은 이들에게 환영만찬의 자리를 마련하면서 "생김새가 똑같은 우리 민족인데도 이런 만남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며 "이국땅에서 숱한 고초를 겼으면서 한민족의 공동체를 이룬 여러분은 위대한 우리 동포"라고 치하했다.

이번 방문은 기독교단체로 구성된 햇불회가 1천500명의 재외동포 고려인에게 왕복항공권을 제공하고 각 지역의 교회들이 일정 단위의 인원을 초청형식으로 배정받아 숙식과 여행경비를 담당해 8일간의 한민족디아스포라대회를 마무리한다.

이제 선조들의 이주역사가 가물가물해지고 이국 땅에서 정착해 할아버지 나라가 돼버린 한국 땅이어서 그런지 그들에게서 원망의 눈초리나 반감은 전혀 보이지 않아 너무나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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