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주장 팽팽해 '이 사업 누굴 위한 사업인가?' 되묻게 해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조합측과 현대산업개발측 실무협상이 진전이 없어 협약 체결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협상기간 만료일인 9일 또 다시 만남이 계속되고 있으나 양측 주장이 팽팽하다.

8일 거제시에 따르면 실무협상에 민간건설투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실수요 조합인 부산강서산업단지㈜, 거제시, 금융기관 등이 참여하고 있으나 양측이 최종 사업계획협약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 기업과 기관은 지난 2월11일부터 4월1일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한 실무협상 논의 결과를 토대로 9일 최종 협약을 체결한 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들은 실무협상을 통해 책임준공 보증이 포함된 사업협약서와 이 협약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한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현대산업개발 측으로부터 받기로 합의했으나 현산 측은 조합측 주장 내용에 독소조항이 많다며 사업협약서와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협약체결이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현산 측은 엉뚱하게도 이달 초 마지막 협상에서 책임준공 보증을 명시하지 않은 내용의 협약서를 제출해 애초 국가산단 조성사업에 참여의 뜻이 없지 않았느냐는 해석을 낳게하고 있다는 것.

강서산단 측은 "책임준공보증은 공모지침서에 명시돼 있는데도 내용을 보지않고 공모에 참여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산업개발 측이 사업협약서와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고 계속해서 시간만 보내려한다면 사업 참여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실무협약 체결이 불투명해지면서 공모 주체인 거제시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시는 실무협상에 함께 나서고 있지만 건설투자자와 실수요조합 측의 중재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반면 현산측은 중도탈락 업체에 대한 정산책임이라든지 조달청 최저가격으로의 정산 주장 등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또 조합원 회사가 45개업체라고 한다면 조합원들의 실질적이 참여 능력도 검증이 필요한데 이름만 적히고 사업자등록번호 등이 삭제된 명단만 제시해 조합원들에 대한 사업수행기간 동안의 책임 검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양 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약체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지금까지 상황으로 봐서는 합의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해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지역 건설업계 A(56)씨는 "건설사 측이 관련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 합의가 안되면 재공모를 해도 무방한데 왜 행정이 건설사 측에 끌려다니는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는 1조3000억원을 들여 거제시 사등면 사곡만 일원에 381만1200㎡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산업용지는 197만㎡ 규모로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국가산단은 실수요자조합인 강서산단은 산하에 많은 조합원사를 두고 있어 사업수행 능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조합측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공모를 통해 최종 결정된 건설사에 시공을 맡겨 부지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조성 절차는 실무협약 체결 후 SPC설립을 거쳐 인허가를 받은 뒤 착공하는 순으로 진행한다.

국가산단 지정 여부는 설립된 SPC를 정부가 검토한 후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