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거제지역에 밤새 쏟아진 200mm이상의 폭우로 인해 8m 옹벽이 무너지고 도로가 붕괴되며 시민들이 다치고 대피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시민들의 사전 제보와 더불어 언론에서 안전성 위험에 대한 사전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먼저 외포에 신축중인 전원주택 단지 옹벽은 이미 본사에서 지난해 10월15일자 "전원주택 높은 옹벽 때문에 불안해 못 살겠다"는 기사를 통해 옹벽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었다.

당시 인근 주민들은 옹벽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옹벽 높이를 낮추든지 피해보상금을 지급해 이사를 가게하든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었다.

▲ 지난 18일 새벽 외포 전원주택 신축 공사현장에서 집중호우로 인해 8m옹벽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토사가 인근 주택을 덮치며 시민이 다치고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시와 시공사는 절대로 옹벽이 무너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주민들의 우려대로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200mm의 비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

또 최근 이 공사현장의 중장비 대금과 관련해 논쟁이 벌어졌을 때에도 공사관계자들이 옹벽이 부실 시공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었다.

인근 주민 A씨는 "그 때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더 고민하고 조정.조치 했더라면 이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렇게 시에서  절대 무너질 수가 없다던 보강토 옹벽이 무너졌으니 앞으로 시는 모든 개발행위의 옹벽 부분에 대해 큰 고민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원룸 공사로 인해 붕괴된 옥포동 베네키아 호텔 앞 도로도 마찬가지다.

▲ 18일 새벽 옥포동 베네키아 호텔 앞 도로가 무리한 원룸공사로 인해 붕괴됐다. 다행히 차량이 다니지 않는 새벽시간이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기풍 위원장은 "왜 이런 곳에 허가가 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가파른 도로쪽 법면 지역까지 파서 공사를 하면 붕괴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었다.

전 위원장은 "이렇게 도로에 붙어서 건물을 짓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공무원이 현장에 한번만 나가봤어도 허가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지적에도 시와 시공사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도로가 무너져 내리기 전날 원룸공사현장 도로면 절개지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모습

하지만 동영상을 제보받은 부서에서는 해당 업무에 관한 검토만 한 뒤 전문직인 도시과나 건축과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 주민은 도로가 무너지기 전날 아침에도 또 다시 동영상을 찍었다. 이 동영상을 보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도로에 균열이 가고, 도로 법면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새어나오고 있어 누가 보더라도 금방 도로가 무너져 내릴 것 같아 보였다.

이 동영상 역시 시로 보내졌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그날 밤 이 도로는 폭삭 내려 앉고 말았다.

특히나 건축 전문가들은 붕괴된 이 도로는 계획은 서지 않았지만 덕포 지역의 개발과 함께 인구팽창이 예상돼 도로 확장까지 할 수 있는 곳이어서 이런 곳에 도로에 바짝 붙여 원룸을 짓는 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도로구조상 만약 대형 차량 관련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차량이 건물을 덮칠 위험성도 상당히 높은 곳이다.

하지만 시는 건축이든 개발행위든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허가를 내 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풍 위원장은 "건축행정이나 도시행정이 법에 정해진대로만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결국 이러한 행정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면 시민혈세로 메꿔야 하기 때문에 법으로 허용하더라도 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원룸 불법 쪼개기 등을 비롯한 건축 불법 행위들과 높은 옹벽 등 시민 안전 위험성을 위협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필요하다면 법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이러한 행위들을 제한 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더라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