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급전쟁, 각종 이벤트로 승부수
화창할 것만 같았던 주택시장에 미분양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남은 물량을 처리하려는 건설사들의 마케팅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분양을 앞둔 단지들이 수요자를 선점하기 위한 각종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불씨가 사그라들기 전,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다시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공급물량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3만4천68가구로 전월대비 21.1%(5천926가구) 늘어났다. 특히 상반기 대규모 공급이 이뤄졌던 경기도 광주와 화성, 시흥 등에서 미분양이 급증했다.

이러한 분위 속에서도 하반기에만 24만여가구의 분양이 계획돼 있다. ‘공급과잉’에 대한 비판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 가을(9월~11월) 수도권에서만 44곳, 3만3천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으로 10대 건설사 브랜드의 각축전이 예상돼 다양한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공급 전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 최근 조선업 악재 등으로 돌연 분양을 취소한 협성 휴포래 아파트 단지 조감도

삼성물산은 ‘래미안 북한산 베라힐즈 스토리 월(Wall)’ 이벤트를 진행한다. 웰컴라운지 벽면 전체를 꾸밀 수 있는 10가지 종류의 스티커를 제작하고 그 중 5장을 택하면 패키지 봉투와 함께 선물로 증정하는 이벤트다.

스티커와 함께 이벤트를 참여 고객에게는 미니화분이 증정된다. 제공되는 미니 화분은 공기정화식물로 알려진 에피프레넘이다. 입주민의 번성과 친환경적인 단지 설계라는 의미를 새긴다는 전략이다.

한라는 오는 22일 시흥배곧신도시 생명공원 인근 야외특설무대에서 음악회를 개최한다. 한라는 현재 배곧신도시에서 6천700가구 규모 한라비발디 브랜드 타운을 조성 중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유명 지휘자 금난새씨와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 소프라노 서활란 씨·성악가 송기창 씨의 아리아 협연 등이 이뤄진다.

GS건설은 ‘광교 더 파크 자이 테라스하우스’는 플로리스트 초청 이벤트를 진행한다. 견본주택 오픈 첫 날인 20일에는 플로리스트 최문정씨의 플로워 스타일링 강연이 열린다. 이벤트 응모자 가운데 각각 오전 8명, 오후 8명의 당첨자가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튿날인 21일에는 테라스하우스 정원 디자인 강연이 열린다. 가든 디자이너 이필주씨가 견본주택 테라스에서 직접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 강의는 추첨을 통해 8명이 선정되며, 테라스 정원을 만드는 모습을 가까이서 체험하고 배울 수 있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테라스라이프 요리 만찬’이 진행된다. 테라스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응모에 당첨된 5팀(1팀 당 4명 참석가능)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견본주택 내 이벤트를 통해 수요자들에 생소한 테라스 활용법을 소개하고 이해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오피스텔도 과잉 공급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 하반기 수도권에만 16개 단지 8천462실 공급 예정으로, 이는 상반기 수도권에 공급된 1만8천330실과 합치면 총 2만6천792실 규모로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이다.

롯데건설은 내달 서울 금천구 독산동 일대에 공급 예정인 ‘롯데캐슬 골드파크 타워 960’ 오피스텔을 분양에 앞서 쿠폰 북(COUPON BOOK)을 증정 중이다. 견본주택 방문시 사용할 수 있는 스피드상담 이용권, 스낵 및 음료 교환권부터 LED TV, 무선 청소기, 커피머신기 등 다양한 경품 추첨에 대한 응모권 등으로 구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이런 행사를 기획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지역 주민들과의 화합을 돕고 지역 사회 공헌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있어서 수요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려고 무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다른 분양관계자는 “단지의 특성이 생소할 경우 보다 폭 넓은 이해를 돕기 위해 이색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한다”며 “물론 수요자들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행사를 준비하는 측면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