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3기 판정을 받고, 수술비가 필요하니 1천만원만 먼저 달라 했지만 주지 않았다"
"9천만원 전세금은 10년 동안 죽을 각오로 벌어 모은 전재산이다. 죽을 때 까지 돈을 받아낼 것이다"
"비 오면 바닥에서 샘처럼 물이 솟아올라 잠을 자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침대를 샀다"...
'거제 원룸 100억대 전세금 사기 사건'이 전국을 떠들썩 하게 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하나 둘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있다.

상상을 초월한 피해 발생과 관련, 긴급비상위원회를 구성한 160여 세대의 피해자들은 20일 오후 8시 거제 옥포주민자치센터에서 모임을 갖고,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거제시의회 송미량 의원을 비롯한  피해 세대 동대표와 20여명의 피해자 및 다수의 지역언론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의 목적은 고소 이후 피고소인 A씨 부부가 일부 피해자들을 상대로 매매를 통해 전세금을 돌려줄테니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연락해 오면서, 고소인들간 갈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피고소인 부부는 현재 출국 금지와 함께 경찰이 수배 까지 내린 상황인데도 자신들이 곤경에 처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고소인들에게 숨어서 전화로 고소취하를 종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혀를 내두르게 했다. 

한마디로 경찰 수사쯤은 안중에도 없으며, 별것 아니다는 이미지 까지 풍기고 있어 피해자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으며, 덩달아 이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 까지 공분케 하고있다.

이날 참석한 동대표들과 세입자들은 "전화로 고소를 취하 하라고 종용하는 것은 자신들이 저질러 놓은 일을 우리에게 교묘하게 떠 넘기기 위한  속셈으로 보일 뿐이다"며 "이에 피해자들은 끝까지 A씨 부부에 대해 법적 조치와 함께 책임을 물을 것이다 "고 밝혔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일부 원룸동 세대원들에게 "은행대출을 안고 세입자들이 건물을 매입하면 피해가 훨씬 줄어들 것이다", "건물의 현 시세보다 싸게 내놔 3자에게 인수토록 하면 전세금을 돌려 줄 수 있다" 등이라고 하면서 고소 취하를 요구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의 참석자들은 지금까지의 A씨 부부 행태로 볼 때 절대 고소를 취하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으로 가닥을 잡았다.

▲ 긴급비상위원회를 구성한 160여 세대의 피해자들은 20일 오후 8시 거제 옥포주민자치센터에서 모임을 갖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

피해자 ㄱ씨는 "지난 2014년 10월 계약을 하자마자 거짓계약임을 알게돼 바로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해약해 주지 않고 있다"며 "그 와중에 지난해 8월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ㄱ씨는 "수술비와 치료비 등 돈이 급하게 필요해 집주인에게 1,000만원이라도 먼저 달라고 했지만 그것마저도 핑계를 대며 주지 않는 잔인한 사람"이라며 "올 3월 겨우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수술을 했다"고 분개해 했다.

피해자 ㄴ씨는 "창원 STX에서 근무하다가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거제로 왔다"며 "보증금 9천만원 중에 3천만원은 은행대출이고, 6천만원은 7년동안 정말 열심히 모은 전 재산이다"고 말했다.

ㄴ씨는 "지난해 결혼했는데, 나 하나 믿고 창원에서 시집온 처를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A씨 부부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고 언성을 높였다.

피해자 ㄷ씨의 사연이 알려질 때는 참석한 피해자 모두 함께 탄성을 지르며 가슴아파했다. 인천에서 이미 똑같은 경우로 전세금을 떼인 ㄷ씨는 거제조선소로 일자리를 찾아온 50대 였다.

ㄷ씨는 피해건물 중 가장 마지막에 지어진 곳에 지난 6월중순 계약을 하고 전세금을 넘기자 마자 일주일만에 이번 사건이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ㄷ씨는 "인천에서 전세금 때문에 그렇게 마음고생을 하고 다시는 올전세로 살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었다"며 "하지만 최근 조선경기 침체로 특근, 야근 등이 없어지면서 월급이 반토막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월 지출이 부담스러워 돈을 긁어 모아 전세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이말을 듣는 순간 모든 피해자들이 한숨과 탄성을 내뱉으며 함께 가슴 아파했다. 일부 여성 피해자들은 눈물을 글썽였다.

ㄷ씨는 "계약당시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인천에서 당한 일을 얘기해 주며 조금이라도 전세금 반환에 문제가 있을 것 같으면 계약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중개업자는 절대로 그런일은 없을 것이라며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 부부보다 지금은 부동산 중개업자가 더 원망스럽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ㄷ씨는 전세금 문제 외에 원룸 하자로 인한 고통 또한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ㄷ씨는 "원룸 하자는 기가 찬다"며 "비가오면 방바닥에서 샘처럼 물이 솟아 올라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가장 싼 침대까지 샀다"고 말했다.

피해자 ㄹ씨는 "여기 걸려 있는 전세금은 지난 10년동안 정말 죽을 각오로 안먹고, 안입고 하면서 모은 전재산이다"며 "앞으로 10년동안 무슨 짓을 해서라도 A씨 부부에게 반드시 돈을 받아 낼 것"이라고 분을 참지 못했다.

피해자 ㅁ씨는 "계약기간이 끝났는데도 전세금을 안줘서 지세포에 있는 A씨 건물에 압류를 걸었다"며 "그러자 특정인과의 전세계약서를 보여주며 전세금을 받으면 곧바로 주겠다는 '각서'를 써 줘서 압류를 풀어줬다"고 말했다.

ㅁ씨는 "압류를 푼 그날 밤에 계약이 파기돼 전세금을 줄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며 "다음날 찾아가보니 건물 소유권을 넘기고 다른 사람 이름으로 돼 있었고, 파기됐다는 사람은 빠뀐 주인과 계약해 입주했다"고 어이없어 했다.

많은 사람들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피해자들은 모두 내 일같이 함께 안타까워 했다.

피해자 ㅂ씨는 "오늘 금융기관에서 연락이 와서 A씨 부부가 제출한 서류를 봤다"며 "이 서류에는 우리의 전세계약서가 첨부 돼 있었는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70으로 된 가짜 전세계약서들이 있었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피해자 ㅅ씨는 "절대 고소를 취하해서는 안된다"며 "특경가법상 50억 이상이냐 여부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개별로 세입자들을 회유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 김모(53.고현동)씨는 "칼로 사람을 찔러 죽이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다"며 "수백명의 사람들에게 꿈을 뺏고, 길거리로 나 앉게 만든 이런 범죄는 검찰이나 사법부에서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60.옥포동)씨는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잘못이 더 크다"며 "분명히 A씨 부부에 대한 소문이 났을텐데도 지난달 까지도 세입자들을 속여 계약을 하게 한 것은 분명한 범죄다"고 말했다. 

시민 진모(55.고현동)씨는 "A씨 부부가 경찰의 눈을 피해 피해자들을 전화로 까지 회유하며 연락하고 있는데 경찰은 이들을 붙잡지 않고 뭐하고 있는 것이냐"며 "경찰은 당장 이들을 잡아들여 더 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함은 물론 피해를 최소화 시켜애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거제경찰서는 피고소인 A씨 부부에 대해 최근 출국금지와 수배를 내리고 이들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