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조
김덕조

우리는 무엇인가를 가지기 위해
세상에 온다.
배우고, 쌓고, 얻고,
사랑하고, 이룩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삶이 정말 깊어질 때는
무엇을 더했을 때가 아니라,
무엇을 비웠을 때였다.

빈 마음으로 오는 용기
“공심래(空心來)”
빈 마음으로 온다는 것.

그것은 두 손을 펴고 세상을 마주하는 일이다.
욕심도, 자존심도, 계산도 내려놓고
순수하게
‘그저 살아 있음’으로 시작하는 삶.

빈 그릇은
어떤 맛도 품을 수 있기에,
가장 여유롭고 가능성이 넓다.

채움은 비움의 그릇 위에 놓인다.
많은 이들이
인생을 채우려 애쓴다.
지식으로, 명예로, 재산으로.
그러나 그릇이 가득 차 있으면
더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채우기 위해선
먼저 비워야 한다.

공심(空心)은
단지 무(無)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는
깊은 그릇의 상태다.

만심거(滿心去) – 채운 채로 떠나는 이의 평안
“만심거(滿心去)”
가득 찬 마음으로 떠난다는 것.
이 말은 내게 늘 뭉클한 울림을 준다.

인생이란 여정 끝에
후회도 미련도 아닌
감사와 평안의 무게로
떠날 수 있다면,

그 삶은
참 잘 살아낸 인생이다.

마무리하며
나는 오늘도 묻는다.
나는 지금 비워 있는가?
나는 무엇으로 내 마음을 채우고 있는가?

빈 마음으로 와서,
욕심을 내려놓고,
사람을 품고,
삶을 배우고,
마침내 따뜻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인생이 있을까.

공심래 만심거(空心來 滿心去)
빈 마음으로 와야, 가득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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