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두고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이 다시 한 번 국제 방산 외교의 무대가 됐다.
캐나다 정부의 산업·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멜라니 졸리(Mélanie Joly) 산업부 장관이 24일 거제를 방문해 한화오션의 잠수함 건조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이번 방문은 지난달 30일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의 한화오션 방문 이후 3주 만으로, 캐나다 정부 핵심 인사의 잇단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졸리 장관은 최근 진수된 ‘장영실함’을 둘러보며 ‘장보고-Ⅲ 배치(Batch)-Ⅱ’ 잠수함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점검했다.
산업·기술·경제 협력 검증 행보
캐나다 산업부(ISED)는 국가 산업 전략, 공급망 강화, 혁신 투자,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는 핵심 부처로, CPSP 사업의 실무 평가와 산업협력 정책을 총괄하는 주무 기관이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방산 구매 검토를 넘어, 잠수함 도입이 캐나다 경제·산업 생태계와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졸리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CPSP는 캐나다 경제와 기술 생태계의 미래를 좌우할 대형 프로젝트”라며 “자국 기업의 산업 참여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글로벌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춰볼 때, 이번 방문은 한화오션의 제안이 캐나다의 경제안보 중심 방위전략 및 산업참여 모델에 부합하는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한화오션, ‘기술·경제 패키지’ 제안
한화오션은 지난달 카니 총리 방문 당시, 장보고-Ⅲ 배치-II의 성능과 납기 능력뿐 아니라 한화그룹 전체의 경제·산업 협력 구상을 함께 제시했다.
특히 방위·우주·지속가능 에너지·핵심 광물 분야 등에서 캐나다 정부 및 산업계와의 장기 전략 파트너십 구축 의지를 강조하며, 단순 제조업체를 넘어선 경제안보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부각했다.
졸리 장관은 여러 척의 장보고-Ⅲ 배치-II 잠수함이 동시에 건조 중인 현장을 돌아보며 경쟁사를 압도하는 생산 역량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CPSP 경쟁 본격화 신호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는 "졸리 장관의 이번 방문은 CPSP 사업이 본격적인 경쟁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며 "한화오션은 캐나다 해군의 작전 요구조건을 충족할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캐나다 산업과 동반 성장할 신뢰의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